■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Carlo Acutis·1991~2006)
“저를 주님을 위해, 교회와 교황님을 위해 봉헌하고 싶어요.”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는 이 말을 남겼다. 눈감을 당시 15세였던 그는 예수님 사랑과 성체 신심이 깊은 청소년이었다. 컴퓨터 활용 능력이 탁월했던 그는 성체 신비를 온라인에서 알렸고, 2020년 10월 10일 교회 역사상 처음 ‘밀레니얼 세대’ 복자가 됐다.
실제 아쿠티스는 성체 신심이 강한 디지털 사도였다. 1991년 런던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국적의 아쿠티스는 일곱 살에 첫영성체 후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미사에 참례했다. 미사 참례 전후 성체 조배를 했고, 부모가 성당에 가지 않는 상황이었음에도 네 살 때부터 성당에 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내가 아니라 하느님”, “삶의 계획은 언제나 예수님과 하나되는 것”이라며 그는 늘 첫자리에 하느님을 모셨다.
무엇보다 아쿠티스는 성체 신심이 강했다. “성체이신 예수님 앞에 머무르면 성인이 된다”고 확신하며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자주 감실 앞에 머물렀다. “성체성사는 천국에 이르게 하는 고속도로”, “성체는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이라며 성체를 사랑한 그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성체 기적과 말씀 등을 올리며 세상에 알렸고, 세계 성체 기적들을 모아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이라는 두 권의 책도 발간했다. “인터넷은 대화와 배움·나눔·상호 존중 공간이고, 우리는 인터넷 노예가 되지 않고 온라인 따돌림을 거부하면서 인터넷은 책임 있게 사용돼야 한다”라고 역설한 그는 주로 컴퓨터·인터넷을 활용해 복음을 전했다.
성체 안 예수님을 사랑하고 디지털 사도로 모범을 보인 아쿠티스는 우리도 성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 ‘인터넷 수호성인’, ‘신의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그는 2006년 백혈병으로 하느님 품에 안겼고, 이후 한 기적이 발생해 복자품에 올랐다. 2013년 췌장 이상 질환을 앓던 브라질의 한 아이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자 수술로도 호전되지 않던 병이 나은 것이다. 일상 속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실천한 그의 이름을 따 이탈리아 아시시-노체라 움브라-구알도 타디노교구는 2021년 ‘형제애적 경제를 위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국제상을 2021년 만들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에서 그를 언급하며 “디지털 세상에서도 창의력과 천재성을 보여 주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강조했다.
미디어를 건전하게 활용하며 성체 신심을 세계에 떨친 아티쿠스. 그가 남긴 메시지는 그리스도인이 오늘날 눈과 마음을 어디에 모아 용기 내 행동할지 알려 준다.
“콘서트나 축구 경기를 보려고 마냥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나는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뵈려고 성당을 메우는 그러한 줄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