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핵무기 사용은 인류에 대한 중대한 범죄이며 공동의 집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확고한 신념’을 다시 한번 밝혔다.
교황은 G7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교구장 시라하마 미쓰루 주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이 “지속적인 평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안보의 토대를 놓을 수 있는 장기적 전망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을 희망했다.
교황은 G7 정상회담 장소로 히로시마가 선정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지난 2019년 일본 방문 때 히로시마에서 침묵 속 기도를 통해 핵 공격으로 희생된 수많은 무죄한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전 세계적인 팬데믹과 세계 각 지역에서 계속되는 분쟁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수년 동안의 체험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오직 형제애와 연대뿐임을 배웠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지구적인 안보는 통합적, 즉 식량과 물, 환경 보호, 보건, 에너지, 부의 분배 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모든 과제들이 긴밀히 연결된 것임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자간, 국제적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 주교 4명도 G7 정상들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핵무기 사용을 종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적 조치’를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시애틀대교구장 폴 D. 에티앙 대주교와 뉴멕시코 산타페대교구장 존 C. 웨스터 대주교, 일본 나가사키대교구장 나카무라 미치아키 대주교와 히로시마교구장 시라하마 미쓰루 주교는 5월 15일 공동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G7 정상들에게 “국제 사회가 다시는 어떤 나라나 도시도 핵전쟁의 공포를 경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를 모범으로 보여줄 것”을 호소했다.
G7 정상회담이 열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핵폭탄으로 인해 각각 14만 명, 7만4000명이 희생된 곳이다. 또 산타페는 미국에서 핵무기 개발에 가장 많은 군비가 소요되는 곳이고, 시애틀은 가장 많은 전략 핵무기가 배치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