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좋기도 좋을시고 / 이주연 기자

이주연 미카엘라 기자
입력일 2023-05-23 수정일 2023-05-23 발행일 2023-05-28 제 334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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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수도회가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이 꽤 있을 거예요. 수도자들이 다양한 일을 통해 기쁘게 봉헌의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신자분들도 주님 안에서 그렇게 기쁘게 생활하시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5월 2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린 2023 수도회 큰잔치 ‘좋기도 좋을시고’에서 만난 한 수녀의 소감은 이날 행사가 지닌 취지를 잘 대변한다.

‘하느님 나라가 지상, 지금 여기에 있는 것 같다’는 그의 말처럼 이날은 수도자들이 한껏 각 수도회를 신자들에게 소개하고, 각양각색 수도회가 만나 함께 즐겁게 친교를 나누는 말 그대로 잔칫집이었다. 수도자들조차 이름이 생소한 몇몇 수도회는 얼굴을 알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2월 2일 봉헌된 한국교회 봉헌생활의 해 폐막 미사 강론에서 전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봉헌생활이 교회가 성령에 따라 살 수 있도록 역동적인 역할을 하는 교회의 심장과 같다”고 했다. 수도자들의 삶을 통해 교회가 영적 활기와 더 풍요로운 생명력을 지닐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알게 모르게 가까이에서 활동하는 수도회들 모습을 나누고 수도 생활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게 한 이번 행사는 서울대교구와 주교좌명동대성당의 결단과 의지가 실마리였다. 여기에 수도회들의 협력이 더해져 ‘좋기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교구와 본당, 수도회가 한데 어우러진 데서 나온 모습이었다.

수도회가 직면하는 어려움과 성소 위기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수도회 큰잔치’는 성소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한 자리로도 비친다. 이 의미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주연 미카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