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린 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WUCWO, 이하 ‘우코’) 총회 중 박은영(이사벨라) 이사가 신임 부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다소 예상을 벗어난 일이었다.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 3개 국어를 공식 언어로 하는 우코는 그간 3개 언어권 국가에서 부회장을 선출해 왔다. 그런 면에서 비영어권 국가 출신 박은영 이사가 부회장에 임명된 것은 드문 사례였다. 한국교회 평신도로서는 처음이고, 아시아에서도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박은영 신임 부회장은 “세계교회 안에서 높아진 한국교회의 위상 덕분인 것 같다”며 “한국교회 여성들이 세계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또 세계 무대 진출에 용기를 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부회장 임명과 함께 이사로도 다시 활동하게 된 박 부회장은 “마음의 부담이 크지만,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회장을 보필하며 우코 활성화를 위해, 또 아시아 지역 우코 활동과 연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38개국에서 67개 단체 83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우코 총회는 ‘세계평화를 위한 인류애의 장인으로서의 우코 여성’(Women of WUCWO, Artisans of Human Fraternity for World Peace)을 주제로 열렸다.
2027년까지 4년간 멕시코의 모니카 산타마리나 노리에가 회장과 함께 우코를 이끌게 될 박 부회장은 세계 식량 위기, 공동의 집 돌보기, 생태적 회심으로의 부르심,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여성 양성과 참여 등 총회에서 결정된 6개 주제 수행에 전력을 쏟게 된다.
박 부회장은 여성 지도자 양성과 리더십 교육을 강조하며 “총회에서도 젊은 여성들의 영입과 참여를 위한 방안들이 모색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가톨릭여성협의회를 비롯한 각 교구 여성연합회 차원에서도 여성 인재 양성 계획과 구체적 노력이 적극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가톨릭여성연합회 회장을 지낸 박 부회장은 2018년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우코 총회에서 이사로 선출됐다. 이후 한국교회 여성 활동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필리핀·베트남·태국·홍콩 등 아시아 각국을 방문하며 우코 활동 촉진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