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집 지구 살리는 일, 교회 공동체 역할이 중요 인식 개선과 조직적 실천 강조
공동의 집 지구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 교회 공동체는 지금 당장, 삶의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는 6월 5일 오후 3시 인천교구 사회사목센터 4층 대강당에서 ‘한국 가톨릭교회의 탄소중립’을 주제로 2023년 정기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수원교구는 2021년 9월 11일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교구 차원으로는 최초였던 수원교구의 탄소중립 선언은 교회가 적극적으로 생태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기폭제가 됐다.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교구와 본당의 탄소중립 움직임’을 발표하고 향후 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전교구는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을, 수원교구는 공동의집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해 본당(기관)의 에너지 전환을 실천하고 있다. 양 신부는 “수원교구는 2030년까지 교구 및 본당 공동체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햇빛발전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2020년 82kW였던 전력 생산량은 2022년 496kW로, 참여기관도 3개에서 13개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 안에 있는 본당이 변화되자 그 영향력은 지역으로 확산됐다. 지자체와 연계한 자원순환가게 운영과 시민 참여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수원교구의 사례가 대표적인 순기능이다. 양 신부는 “춘천교구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서도 사제, 즉 개인이 먼저 변화를 추구했고 그 영향력이 신자들에게로, 나아가 사회로 뻗어나갔다”며 “본당 안에서만 실천하거나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함께 이뤄지고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교회의 탄소중립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길을 찾는 것이다. 양 신부는 “교구와 수도회 공동체, 신자들이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더욱 깊이 인식하고, 생태영성 교육 등을 통해 가치관의 변화가 이뤄져야 이 여정이 지속가능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생태적 회개를 위한 교회의 탄소중립’에 대해 발표한 조현철(프란치스코·예수회) 신부는 인류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신부는 “물리적, 경제적인 무한한 성장을 지향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그 체제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기 어렵다면 한발이라도 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마을 공동체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신부는 “농사를 통해 먹는 것에서 자립하고 마을공동체 네트워크를 형성해 생산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강화된다면 우리 삶은 좀더 탄소중립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교회 기관이 본당이다. 조 신부는 “공동체 간에, 개인 간에 연결할 수 있는 거점의 역할을 전국 어디에나 자리하고 있는 본당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