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모든 하느님 백성 목소리 집대성 지역 현안 구체적으로 다룬 각 교구·대륙별 논의 담아 본회의 이끌 새로운 출발점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2021년 10월 시작돼 오는 10월 첫 회기를 앞두고 있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 Working Document)이 6월 20일 공개됐다.
▶관련기사 8·9면 이번에 공개된 의안집은 1년의 간격을 두고 오는 10월 4~29일과 내년 10월 두 회기로 나뉘어 교황청에서 진행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안내서 역할을 한다. 먼저 진행된 교구 단계와 대륙별 단계에서 나온 논의들의 결실이기도 한 의안집은 전 세계 교회가 체험하고 있는 전쟁과 분쟁, 불평등과 노동 착취, 기후위기, 빈곤 문제뿐만 아니라 사제와 주교, 평신도 특히 여성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도 다루고 있다. 의안집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주제인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에 표현된 세 가지 우선순위(Priority)와 관련해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이를 환대 ▲사명의 관점에서 세례받은 모든 이의 기여를 인정 ▲선교하는 교회에서 통치구조와 역학 파악 등의 과제를 제안하고 있다. 의안집은 세계주교시노드 이전 단계에서 나온 문서들을 뿌리로 하고 있는 만큼 각 대륙의 교회들이 겪고 있는 독특한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대륙회의에서 현안으로 제기된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해 “전 세계의 많은 여성 평신도와 여성 수도자들의 신앙과 증거 활동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의안집은 교회 내 여성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복음 전파자와 교육자 등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의안집은 또한 이혼자와 재혼자, 성 소수자 등 교회 안에서 자신들이 수용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성 정체성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환대하려면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질문을 던진다. 의안집이 해답을 요구하는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교회 권위’에 대한 것이다. ‘권위’(Authority)가 세상적인 모델에서 나온 권력의 한 형태인지, 아니면 봉사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교회 권위의 올바른 근거를 묻는 질문은 서품받은 성직자들(주교, 사제, 부제)에 비해 세례받은 평신도의 교회 활동 참여를 종속적인 협력으로 축소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의안집은 지난 2년 가까이 각 교구와 대륙에서 나온 목소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지만 세계주교시노드의 종착점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다. 이것은 의안집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와 제2회기에 참가하는 대의원들에게 ‘식별’을 위한 문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의안집은 그동안의 세계주교시노드 진행 경과를 포함하는 서문(Foreword)과 15개 논의 주제를 제시하는 본문(Worksheets for the synodal assembly)으로 구성돼 있다. 의안집은 15개 논의 주제를 다시 5개씩 묶어 세 부분으로 구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