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교구 사랑방선교센터 ‘사랑방 17년 역사’ 심포지엄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3-07-11 수정일 2023-07-12 발행일 2023-07-16 제 3352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초대교회 공동체 정신 실현하는 ‘사랑방’ 역할 조명

7월 8일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사랑방 17년의 역사’ 심포지엄 중 최경숙 수녀(왼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양업문화교육원 사랑방선교센터(대표 조태옥 마리엣따)는 7월 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사랑방 17년의 역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복음 선교 수단으로서 ‘사랑방 소공동체’(이하 사랑방)의 역할을 조명하고 교회 안에 사랑방을 확산할 방안이 제시됐다.

사랑방은 비슷한 관심사나 환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모임이다. 구성원의 복음화와 교회 공동체 활성화를 지향하며 2006년 첫발을 뗐다. 류판동(이시도로) 양업문화교육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사랑방은 동질성을 바탕으로 모여 신자들 간 돈독한 친교를 형성하게 하고, 구성원들의 복음화와 신앙생활의 질적 변화를 17년간 증명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당은 구역반 소공동체와 사랑방을 선교의 두 축으로 활용해 공동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랑방을 운영하는 본당 및 기관은 현재 34개다. 사랑방선교센터 윤혜정 지도수녀(스콜라스티카·살레시오수녀회)는 복음화 효과에 비해 사랑방이 본당에서 크게 확산되지 못한 원인을 ‘본당 사제들의 무관심’과 ‘리더 교육 체계 부재’로 분석했다. 윤 수녀는 “신자들 중심 활동을 원치않거나 사랑방이 구역반 모임과 겹친다고 생각하는 본당 사제의 판단이 모임 확산에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리더 교육을 속성으로 진행해 성숙한 공동체 모임을 꾸리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며 체계적인 리더 양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대사회의 풍요로움 뒤에는 고독과 소외, 빈곤과 박탈의 환경이 동시에 존재한다. 사랑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서는 모임이라는 특성도 있다. 이재을(요한 사도) 지도신부는 모든 계층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교회 정신을 따라 지역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랑방 모임을 진행해 왔다. 이 신부는 “하느님 말씀을 바탕으로 인격적 대화를 나누는 일은 상처받은 이들이 마음을 회복하고 삶의 희망을 되찾는데 효과적”이라며 “소외된 이들과의 공존과 연대는 앞으로 사랑방이 활동 영역을 더 넓혀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지정토론에서 최경숙 수녀(안젤라·살레시오수녀회)도 “소수의 변방 사람들을 찾아나서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사랑방 활동은 초대교회의 공동체 정신을 실현한다”면서 “앞으로 본당 공동체와 적극 연대하며 모임을 토착화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가정 사랑방을 통해 가정을 작은 교회로 만든 경험, 노숙인들과 함께하며 신앙 성장을 이룬 청년 사랑방, 구성원들의 복음화 사례를 소개한 본당 사랑방 체험담이 공유됐다.

축사에서 구요비(욥) 주교는 “사랑방이 교회 소공동체 활성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발견한다”며 “오늘 심포지엄을 계기로 회원들은 서로 격려하고 앞으로 모임을 더욱 성장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