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경제적으로 어려운 본당·공소 30여 년 도와온 도마회 조덕현 회장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3-08-08 수정일 2023-08-08 발행일 2023-08-13 제 335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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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어려운 공동체에 관심 갖는 신자들 많아지길”
33개 성당·공소에 17억 원 지원
회원 수 1800여 명 육박했지만
고령화·코로나19 등으로 급감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원주교구나 안동교구의 시골 본당과 공소들은 재정적으로 자립하기가 어려워요. 신자들 고령화도 심각해서 성당이나 공소 화장실 하나를 고치려고 해도 힘든 상황이지요. 우리 도마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런 작은 교회들을 돕고 있어요.”

조덕현(바실리오·75) 도마회 회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 도마회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시골 본당과 공소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았다. 십시일반으로 도마회 회원들이 모은 회비로 성당과 공소 건물을 짓고 수리했고, 기뻐하는 시골 신자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조 회장은 “도시 본당 신자들은 시골 본당의 이런 어려운 사정을 잘 모른다”면서 “우리의 정성으로 지은 성당과 공소 봉헌식에 초대돼 참석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도마회는 1986년 서울대교구 울뜨레야 48기 신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회원들은 1985년 말 원주교구 배론성지에서 피정 중 어려운 상황에 있는 시골 본당과 공소를 돕자는 데 뜻을 모으고 이듬해 창립총회를 열었다.

단체 이름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사제로 전국의 교우촌을 찾아다니며 사목하다 선종한 ‘땀의 순교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의 세례명에서 따 왔다. 초대 지도신부는 원주교구 최기식(베네딕토) 신부가 맡았다. 최 신부는 최양업 신부의 종증손(從曾孫)이다. 현재는 서울대교구 고석준(아우구스티노) 신부가 맡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시골 본당을 돕자는 도마회의 취지에 많은 신자들이 공감해 참여했다. 한때는 회원이 1800여 명에 이를 때도 있었다. 회원들은 봄에는 ‘봄나물 행사’, 여름이면 ‘옥수수 행사’를 통해 시골 본당과 공소에 모여 친교를 나눴다. 이렇게 지난 37년 동안 도마회는 춘천·청주·안동교구 33개 성당 및 공소에 17억여 원을 지원했다. 2020년에는 서울대교구 사목국 산하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 등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30년 넘게 활동하던 초창기 회원들이 나이가 들면서 회원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2018년까지만 해도 300여 명 정도가 활동했지만, 코로나19로 도마회 활동이 중단되면서 회원 수는 급감해 현재 150명대로 줄었다.

2018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은 도마회 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받은 디스크 협착증 수술 부작용으로 한 쪽 다리가 마비돼 현재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면서도 회원 모집과 도마회 활동 홍보에 열심이다.

조 회장은 “아직도 지방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본당과 공소가 많이 있다”면서 “이들을 이렇게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도마회는 현재 ‘개미군단’을 모집 중이다. 1만 원에서 5만 원까지 형편에 따라 후원해 주는 회원들을 통해 다시 시골의 어려운 교회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우리 도마회는 계속해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형제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최양업 신부님의 신앙심과 열정을 본받기 위해 시작한 도마회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면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믿어요.”

※후원 및 문의: 우리은행 1005-004-148102 (재) 천주교서울대교구유지재단, 010-5228-0389 조덕현 회장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