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2023 만해실천대상 수상한 곽병은 전 원장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3-08-14 수정일 2023-08-14 발행일 2023-08-20 제 3356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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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보다 중요한 건 마음 나누는 일”

곽병은 전 원장은 도움 받는 이들이 나와 동등한 인격체라는 마음으로 봉사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제가 1972년 의대 2학년 때 수업 들어오신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의대생들이 입학할 때는 다들 슈바이처가 되겠다고 말하지만 졸업할 때 보면 슈바이처가 되겠다던 마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신 교수님 말씀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원주의 슈바이처’ 곽병은(안토니오·71·원주교구 흥업본당)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밝음의원 전 원장은 8월 12일 강원도 인제하늘내린센터에서 2023 ‘만해실천대상’을 받은 소감을 밝히면서 의대 재학시절 교실에서 들었던 은사의 이야기를 먼저 떠올렸다.

“만해실천대상은 불교계에서 주는 상이기도 하고, 누가 저를 수상자로 추천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상을 받게 됐다는 주최 측 전화를 받고 많이 놀랐습니다. 지금은 현직에서 모두 은퇴하고 하는 일도 없어서 부끄럽기도 하면서 30여 년 동안 제가 해 왔던 봉사활동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곽병은 전 원장은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자신의 봉사가 헛되지 않았고, 시간이 흘러서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대 재학생 때 농촌 의료봉사부터 수련의 때 한센인 진료, 가족공동체시설 ‘갈거리사랑촌’ 설립, 무료급식소 운영, 원주노숙인센터 설립 등 봉사는 언제나 제 삶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제가 했던 봉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곽 전 원장은 흥업본당 술미공소 총무로 소중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70대에 들어선 곽 전 원장은 술미공소 ‘최연소’ 신자로서 주일 공소예절과 미사 전례를 전후해 어르신들을 모시는 차량 운행 봉사와 전례 준비를 한다. 또한 의사로서는 병원에 올 수 없는 고령층 환자와 요양원 어르신들을 찾아가 왕진을 하고 있다.

“의료적인 진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 손 한번 잡아드리고, 마음을 돌보는 것입니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이 평안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곽병은 전 원장은 진정한 봉사에 대해 “나에게 도움을 받는 이들도 나와 동등한 인격체라는 마음으로 봉사하면 나눌수록 더 커지고, 나눈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