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험난한 인생길… 함께 걸어갈 친구가 있나요 외로움이 마음의 병 만들어 공감·대화 나눌 사람 있어야 ‘인생 동반자’ 친구는 꼭 필요
■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편하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럿이 함께, 혹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에도 이유가 있을까요? 주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눈 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병을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주님은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눈을 뜨게 해주십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의 믿음뿐만 아니라 이들의 우정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가 있다는 것은 마음이 허물어지는 것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의 마음은 약해서 자신만이 어려운 일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지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 오릅니다. 그리고 깊은 외로움 때문에 마음이 병들어갑니다. 그러나 이런 심리적 어려움은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상당 부분 해소가 됩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적지 않은 위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큰 어려움인데 이들이 버티며 살아온 것, 주님께 함께 가서 청을 드릴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두 사람의 우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친구를 가지면 좋은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열등감을 갖거나 우월감을 갖게 되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도 다른 사람들만큼 잘 지낸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친구를 가지는 것에도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친구는 끼리끼리 모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처지가 비슷해야 서로간의 공감대가 생기고 대화가 원활하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인생길의 동반자입니다. 운전을 하다보면 늘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험한 길도 있는데, 이런 때 옆에 사람이 있으면 덜 불안합니다. 우리들의 인생길도 행복 구간과 불행 구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불행 구간 길을 갈 때 내 옆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그 길을 끝까지 가는데 아주 큰 힘이 됩니다. 그래서 좋은 친구는 금은보화 이상으로 귀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서도 친구가 많은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합니다. 우리 뇌에는 해마라는 기억신경조직이 있는데 이 해마는 친구들과의 담소를 나누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치매에 걸린 분들 중 상당수가 친구 없이 사는 분들임을 감안하면 친구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귀한 존재들입니다. ■ 마태 9, 27-31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자 그 눈먼 이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여라.” 하고 단단히 이르셨다. 그러나 그들은 나가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그 지방에 두루 퍼뜨렸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