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 한일 교회 함께 외치다 일본 핵발전소 현장 방문하고 창조질서 회복 위한 연대 다짐
바다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하며 고기를 낚는 사람들 너머로 보이는 오오이핵발전소.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로 생명을 잃은 땅과 바다를 목격한 순례자들에게 바다는 더 이상 벗이 아니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일본주교회의 정의와평화협의회는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일본 후쿠이현에서 ‘제9회 한일 탈핵 평화순례 및 간담회’를 열고 우리의 벗이었던 자연을 되살리기 위한 탈핵 운동을 펼쳤다. ▶관련기사 10·11면 이번 평화순례는 특별히 일본주교회의 정의와평화협의회 담당이자 센다이교구장인 에드가 가쿠탄 주교의 초청으로 공식 일정이 끝난 17일부터 20일까지 센다이교구 안에 있는 핵발전소와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을 둘러봤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총무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를 비롯한 사제와 수도자, 활동가 16명이, 일본에서는 센다이교구장 에드가 가쿠탄 주교와 탈핵 소위원장 미쓰노부 이치로 신부, 나이토 신고 목사 등 20명이 참석했다. 나고야교구 관할인 후쿠이현에 있는 핵발전소는 모두 14기. 순례자들은 쓰루가·몬주·오오이·다카하마 핵발전소를 방문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센다이교구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생명이 사라진 현장을 눈에 담았다. 인간에게 이로울 줄 알았던 핵발전은 마을을 파괴했고 사람들을 떠나게 했다. 유기농 농사를 지으려 후쿠시마현으로 내려온 농부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키운 농작물을 먹으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연뿐 아니라 공동체를 파괴한 기술의 발전은 더 이상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가 아니었다. 순례를 마치고 공동 성명을 발표한 참석자들은 “핵 발전은 사고가 나기 전에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창조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박현동 아빠스는 “핵발전소가 한번 세워지면 폐쇄된다 하더라도 다시 자연 상태로 돌리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며 “너무 많은 희생이 요구되는, 죽음으로 가는 핵산업을 이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일본 후쿠이현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