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경일에 개천절(開天節)이 있다. 그 한자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이 열린 날을 기념한다’는 뜻이다. 그럼 이 하늘이 열린 날이 왜 우리 대한민국의 국경일이 되었는가? 하늘이 열려서, 이 땅에 최초의 나라가 세워지고, 민족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믿는 데서 비롯한다.
개천절을 기념하는 공식적인 문헌에서는 두 가지 설을 인용한다. 첫 번째는 삼국유사에 근거하여 기원전 2333년에 단군왕검이 지금 평양 아사달 지방에 최초의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하늘신 환웅의 아들 환인이 인간세계를 그리워하여, 인간을 돕는 여러 천신을 데리고, 하늘에서 내려온 것을(降臨, 강림) 기념하는 것으로 본다.
우리는 흔히 이 두 가지를 다 합쳐서, 하늘에서 태백산(지금 백두산)에 천신이 내려와 (기원전 2457년 10월 3일) 웅녀(熊女)와 결합하여 단군(檀君)을 낳았고, 이 단군이 이 한반도에 최초의 나라인 조선(朝鮮)을 세웠다고 말하며, 그 최초의 나라를 세운 해가 기원전 2333년이며 그 장소는 평양 또는 아사달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및 위키 백과 참조)
우리나라는 하느님이 보우하사(保佑, 돌보심) 영원히 지속될(萬歲, 만세) 나라인데, 이 하느님은 과연 누구인가? 우리 신앙으로 답을 하면 모든 만물의 주관자이며 창조주이신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당연히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그렇게 믿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역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시작하고 첫 번째 나라를 시작하게 해주신 분은 누구인가? 누가 하늘을 열어, 의인(義人)을 내리고 불쌍한 중생을 모아서 하늘의 뜻인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함), 재세이화(在世理化, 이치로서 세상을 교화시킴), 광명이세(光明理世, 빛으로 세상을 밝히고 다스림)의 완벽한 하느님 나라 통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조상들은 고대 종교의 영향을 받아 이를 환인(桓因), 환웅(桓雄), 제석신(帝釋神) 등으로 불렀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제대로 된 신앙과 신학 교육을 통하여 그리고 성숙한 역사와 철학 공부를 통하여 우리 조상이 이렇게 불렀던 그 신들의 근원은 바로 참된 삼위일체 하느님이심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개천절을 기념하면서, 우리 신앙인들은 이 땅에 창조주 하느님께서 귀한 역사를 시작하게 해주셨음을 감사하며, 이 기념일을 현재의 추석과 설 명절과 마찬가지로 우리 신앙의 눈으로 재해석하며, 하느님의 위대한 섭리를 기억하며, 5000년 역사(기원전 2333년부터 서기 2023까지 총 4356년 또는 기원전 2457년부터 서기 2023년까지 총 4480년)를 통해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를 기억하는 큰 축제일로 기념할 수 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