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뛰어넘어, 하느님 안에서 하나되는 우리 위령의 날 묘지 찾은 신자들 연옥 영혼 위해 기도·묵상하며 서로 유대감 얻고 치유 체험
“11월은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살아있는 우리가 단절되지 않고 하느님 안에 친교하고 있음을 되새기는 위령 성월이죠. 그런 성월에 바치는 위령기도라 죽음을 뛰어넘어 우릴 이어주시는 하느님 자비가 각별하게 다가왔어요.”
11월 2일 위령의 날을 맞아 인천 하늘의 문 묘원에서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가 주례한 미사에 참례한 김영혜씨(스콜라스티카·74·인천 온수본당). 그는 미사 후 묘원에 있는 남편 묘에서 가족들과 바친 기도가 “천상의 그 사람도 우릴 위해 함께 바친 기도”였다며 “위령 성월이 죽음을 뛰어넘어 서로 돕는 치유의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 각 교구에서 봉헌된 위령의 날 미사는 김씨뿐 아니라 전국의 가톨릭신자들이 천상과 지상의 유대감을 통해 치유를 체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79항에서도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는 서로 친교를 이루고 있기에 어떤 지체를 위해 영신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다른 지체에게 위로와 희망을 가져다주기”에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고 미사를 바친다고 언급한다. 가톨릭교회는 “지상에서 순례자로 있는 사람들, 남은 정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죽은 이들, 하늘에 있는 복된 분들이 오직 하나의 교회를 이룬다”(「가톨릭교회 교리서」 962항)는 ‘통공’에 대한 믿음으로 위령 성월, 위령의 날을 기념하고 위령기도를 바친다. 위령 성월은 신자들이 이러한 믿음 위에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이 함께 그리스도의 지체들이라는 유대감으로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성인들도 지상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묵상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위령 성월의 이러한 영적 선익은 위령의 날을 전후한 11월 1~8일 묘지를 찾아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한 신자들에게 주어지는 전대사 은총이 핵심이다. 고해성사, 미사참례와 영성체, 교황 기도 지향에 따른 주모경 봉헌 등 조건을 지키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전대사는 연옥 영혼에게 양도할 수 있어 ‘통공’에 대한 믿음으로 신자들이 누리는 영적 치유도 커진다. 위령 성월은 다가올 죽음에 대해 신자들이 묵상에 잠기는 계기도 된다. 미사 후 시할아버지 묘를 찾은 차유리씨(보나·40·인천 송도2동본당)는 “살다 보면 잊게 되는 죽음을 위령 성월에 특별히 묵상하며 ‘통공’에 대한 믿음도 더 깊어졌다”고 전했다.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