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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제12회 대전교구 ‘어르신의 날 축제’

김윤구(미카엘ㆍ대전교구 당진본당)
입력일 2023-11-07 수정일 2023-11-07 발행일 2023-11-12 제 3367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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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대전교구 진산성지에서 열린 제12회 교구 ‘어르신의 날 축제’에서 어르신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당진본당 ‘늘 푸른 어르신 성서대학’에서는 지난 10월 21일 65세 이상 신자들을 포함한 54명이 제12회 교구 ‘어르신의 날 축제’에 참가했다. 성지로 떠나기 전 김경식(미카엘) 주임신부님께서 버스에서 강복을 주셨다. 오전 7시30분에 출발해 두 시간을 달려 수려한 경관, 찬란한 역사와 문화의 고장, 진산성지에 도착하니 대형 차광막이 쳐진 가운데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광장에 탁자와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비까지 조금씩 뿌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질서 정연하게 28개 본당별로 자리를 잡았다.

오전 10시 정각에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님 집전으로 미사가 시작되었다. 교구장님께서는 강론 중에 “진산성지는 1791년 신해박해의 원인이 된 진산사건이 일어난 곳이며 한국천주교회 최초로 피의 증거자가 태어난 곳으로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그리고 여타 진산지역 순교자들이 안장되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이어 “어르신들께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깊은 시련과 좌절을 맛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며 정작 그런 순간이 찾아올 때 신앙은 도전받게 되지만, 그렇게 힘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하느님은 내 곁에 가장 가까이 계신다”면서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지도 말고 그저 남의 일에 칭찬만 하는 누구든 우러러보는 좋은 노인으로 사셔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미사 후에는 장수 어르신 축복식과 장기근속 봉사자 감사장 수여식이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본당별로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먹고 어르신들의 공연과 건강 체조를 함께했다. 20개 본당에서 마련한 체험 부스에서는 각종 게임과 퀴즈, 가훈 쓰기, 성모님 화관과 화분 만들기, 먹거리 등으로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진산역사문화관에서는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집전한 시복식에서 복자반열에 오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명단과 1791년 12월 8일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33세의 나이에 순교의 칼날을 받은 윤지충 바오로 일기가 눈길을 끌었다.

“천주를 대부(大父)로 알게 된 뒤로 천주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양반의 지위를 박탈당한다 해도 천주님께 죄를 지을 수 없습니다. 살아서건 죽어서건 천주님께 죄를 짓고서는 갈 곳이 없습니다.”(‘사학죄인 윤지충 일기’ 중에서)

그리고 오후 3시30분 햇빛까지 화창하게 비친 가운데 마침 강복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루카 1,50)

김윤구(미카엘ㆍ대전교구 당진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