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교회 친교 넘어 시대 소명에 함께할 것 일본 도쿄대교구에서 개최 25주년 이어온 역사 성찰하고 다방면 교류와 연대 방안 모색
한국과 일본 주교들이 5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27년간 25차례 이어온 친교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역사적 아픔을 치유하는 ‘화해의 여정’을 지속해 갈 것을 다짐했다.
제25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이 11월 14~16일 일본 도쿄대교구에서 열렸다.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을 맞아: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 23명, 일본 주교회의 의장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 등 일본 주교 16명이 참가했다. ▶관련기사 9면 한일 주교들은 교류모임 첫날 ‘한일주교교류모임(이하 교류모임)의 시작과 목적, 역사’ 주제 워크숍을 열고 사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류모임의 의미를 성찰했다.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는 ‘우리는 하느님 나라 시민입니다!’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양국 주교들은 25년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역사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의 세계 속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도전과 과제를 고민하고 공동의 이해와 연대를 모색해 왔다”고 전했다. 일본 나고야교구장 마쓰우라 고로 주교는 ‘한일주교교류모임의 의의와 이후를 향해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역사 문제뿐만 아니라 선교 사목, 소명과 자살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함께 다루며 한일을 ‘가장 가까운 나라’로 만들어 가는 풍요로운 기회였다”고 밝혔다. 한일 주교와 청년이 양국 교회 과제와 전망을 모색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15일 ‘한국과 일본의 성당 교류’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는 의정부교구 사례와 탈핵연대, 수도자 장상 연합회 교류 등을 소개하고, “교류모임을 바탕으로 한일 청년들의 교류가 확대돼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역사 교육의 기회를 전할 수 있었다”면서 “청년 교류가 더 활발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히로시마교구 출신인 고바야시 유타카씨는 청년 입장에서 미래지향적인 제언 중 하나로 중단된 한일청년교류모임의 재개를 위해 양국 교회가 노력해 줄 것을 제시했다. 히로시마교구장 시라하마 미쓰루 주교도 청년교류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2025년 종전 80주년을 맞아 양국 교회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핵무기 폐기를 위해 함께 걸어가자”고 전했다. 한일 주교들은 16일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비롯한 한일 청년 교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세계청년대회 주최 교구인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는 일본 주교들의 다양한 제안에 감사를 표하고, “행사 자체보다 준비 과정에서 청년들이 신앙의 기초를 닦아 성장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청년들이 사회와 교회의 리더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교구장 주교를 비롯한 서울대교구의 뜻”이라고 밝혔다. 한일 주교들은 15일 관동대지진 한국인 희생자 추모비와 도리고에 기리시탄 순교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으며, 같은 날 도쿄대교구 주교좌 성 마리아 성당에서 교류모임 25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교류모임 25주년 기념 공동 메시지는 양국에서 수정안을 확인한 후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2024년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은 한국의 광주대교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