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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오 신부의 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 (28) 첫영성체

송영오 신부(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2-02-14 수정일 2012-02-14 발행일 2012-02-19 제 2783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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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자녀로 성장은 기쁨이며 은총
부모는 자녀들에게 하느님 잘 알도록 교육해야
“첫영성체를 할 어린이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제 능력대로 이해하고 주님의 몸을 믿음과 경건한 마음으로 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지식과 정성된 준비를 하여야 한다. 부모와 사목자는 어린이가 10세 전후에 영성체를 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한국지역교회법 제82조1,2항)

{{img2}}어린시절 교회에 다니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을 손에 꼽아 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첫영성체일 것이다. 물론 남자아이들은 첫영성체와 함께 빨간 복사옷을 입고 제단에 오르던 날도 떠오르겠지만 하얀 원피스에 공주처럼 화관을 쓰고 처음으로 성체를 영(領)하던 기억은 아마 신앙생활속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일 것이다. 서양에서는 어머니가 결혼할 때 입었던 웨딩 드레스를 줄여서 딸아이의 첫영성체때 입히는 것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톨릭가정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받아야 할 그리스도인 교육으로서 첫영성체의 목적은 그리스도안에 나타나 있는 하느님의 계획을 배우고 마침내 세례 때의 그 신앙을 자신의 신앙으로 인정하게 만드는 데에 있는 것으로 어린이가 세례를 받은 다음에 부모들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자기 직무에 충실하며 하느님의 자녀가 된 어린이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잘 알도록 교육하고 견진성사와 성체성사를 받도록 준비시켜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랑의 열매인 자녀가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신앙의 자녀로 성장하여 제단앞에 나아가 성체를 배령(拜領)한다는 것은 가정에 더없는 기쁨이며 은총인 것이다. 첫영성체를 하며 내 몸안에 오신 그리스도께 드리는 첫기도의 소원이 성직자, 수도자의 원천이며 신앙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나도 첫영성체를 하며 제단의 복사를 시작했고 성체를 영하고 드리는 첫기도의 바람처럼 이렇게 제단을 지키는 사제가 되게 해 주셨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영광인가?

가톨릭교회에서 어린이에게 성체를 영해주기 위한 요건을 살펴보면 첫째, 이성의 사용을 충분히 하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어린이가 학교에 들어갈 나이인 만 7살이면 이성을 사용할 수 있는 나이라고 보았고 그래서 만 7살 이전에는 첫영성체를 시키지 않았으며, 만 7살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성을 충분히 사용할 정도가 못 된다는 판단이 들면 첫영성체 시기를 늦추기도 한다. 둘째, 첫영성체 준비에 합당한 교리를 배워야하며, 정성된 몸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셋째, 죽을 위험에 있는 어린이는 그리스도의 몸과 보통 음식을 분별 할 줄 알고 성체를 경건하게 영할 수 있으면 그에게 성체를 영해줄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부모는 자녀들에게 생명을 주었으므로 그들을 교육할 지극히 중대한 의무와 권리가 있음을 인식하고 교회의 전승된 가르침에 따른 자녀들의 그리스도교적 교육을 힘써야 한다. 부모들은 누구보다도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교인 생활을 실천하는 가운데 말과 모범으로 자녀들을 양육할 의무가 있으며, 부모를 대신하는 이들과 대부모들도 같은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신앙교육을 게을리하여 어린시절 유아세례는 받고도 첫영성체도 시키지 못하는 가정들이 많이 있다. 이는 씨앗을 심어 놓고는 돌보지 않아 싹을 틔우지 못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으로 무책임한 부모가 되지 않도록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송영오 신부(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