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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신앙의 재발견, ‘신앙의 해’ - 신앙의 해, 무엇을 할까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2-09-25 수정일 2012-09-25 발행일 2012-09-30 제 281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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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에서 ‘신앙 기초체력 강화’ 돕는다
신자들의 보다 구체적인 신앙 체험·회개 유도
새로운 열정·방식·표현의 새 복음화 구현 권고
한국교회, 교육·캠페인·청년행사 등 계획 다채
‘신앙의 해’의 궁극적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무엇을 믿는지부터 올바로 알아야 한다. 특히 개인적 차원에서 나아가 공동체적인 신앙 성숙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가톨릭미술가회 피정에서 한 회원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바치고 있는 모습.
‘신앙의 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부활의 희망이 우리 곁에 다시금 자리 잡도록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때다. ‘신앙의 해’의 궁극적인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무엇을 믿는지부터 올바로 알아야 한다.

나 자신이 먼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기쁨을 누릴 때, 세상에 나아가 신앙을 증거하고 이웃들을 ‘믿음의 문’으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아가 공동체적인 신앙 성숙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신앙의 해를 위한 사목 권고를 담은 공지’를 통해 홍보 및 행사, 전례, 교육, 선교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식, 새로운 표현’의 구현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교회는 개별 사목 현황을 반영해 사목교서와 실천지침 등을 마련하고, 각종 대회와 기념축제 등의 일정을 제시했다. 한국교회도 ‘신앙의 해’를 보다 의미 깊게 보내기 위해 다채로운 학술·문화·신심 행사 등을 펼쳐나간다. 그 가운데 가장 중심되는 실천사항은 교구는 물론 각 본당과 단체, 운동 차원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가톨릭교회 교리서」의 의미를 각자의 일상 안에 들여다 놓는 여정이다.

‘신앙의 해’ 시작은 현대 교회생활의 길라잡이를 선보인 굵직한 기념일들과 일치한다. 먼저 50년 전 10월 11일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역사적인 막이 올랐다. 20년 전 같은 날엔 「가톨릭교회 교리서」가 반포됐다. 세계 각국 교회는 각 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기며 10월 11일 ‘신앙의 해’ 문을 열고 성대한 개막행사를 거행한다. 이 개막일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교부들, 각국 주교회의 의장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한다. 또한 전 세계교회에서도 각 교구·본당별로 미사를 봉헌, 모든 신자들이 ‘신앙의 해’에 동참할 수 있는 장을 연다.

이어 ‘신앙의 해’ 기간에 펼쳐질 다양한 움직임들은 신자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회개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움직임의 우선적인 주체는 신자 개개인이다. 교황청 신앙교리성도 각각의 행사 등은 신자 개개인이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성장하고 활성화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한국교회 내 각 교구는 ‘신앙의 해’ 기간 동안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닌, 매일의 삶에서 ‘신앙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도록 돕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또 교구마다 사제연수 및 교육을 통해 사제들이 먼저 ‘신앙의 해’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고 사목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실천에 나서도록 권고하고 있다.

교황청에서는

교황청은 오는 10월 7~28일 바티칸에서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 복음화’를 주제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를 마련한다. 이 회의는 ‘신앙의 해’를 여는 대표적인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어 2013년 세계청년대회 등을 중심으로 ‘신앙의 해’를 절정으로 이끌어갈 예정이다.

올해 12월부터는 ‘신앙의 해’ 관련 전시회가, 내년 1월부터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관련 전시회도 수개월간 이어진다. 또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주관으로 여는 ‘가톨릭교회 교리서’ 학술대회를 비롯해 각 성이 주관하는 다양한 대회와 축제 등이 ‘신앙의 해’를 주제로 열린다.

이에 앞서 세계 각국 교회는 ‘신앙의 해’기간 동안 특별한 성모 신심을 신자들에게 권장, 주요 성모 순례지 방문과 순례지에서의 모임 및 행사 등도 독려했다. 또 다양한 예술 장르와 각종 매스미디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양식들을 활용해 대중적 차원에서 ‘신앙의 해’ 목적과 내용, 의미 등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전국 각 교구는 ‘신앙의 해’ 개막미사에 이어,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각 내용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여정에 돌입한다. 특히 각 본당에서는 강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앙의 해’ 의미와 실천사항을 환기할 방침이다.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신앙의 해’ 사목교서를 발표하고 “한국 신자들의 신앙 위기는 신앙의 기초가 약하다는데 있다”며 “따라서 ‘신앙의 해’의 모든 프로그램은 신앙의 기초 강화에 그 초점을 두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교구는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교회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 등 다섯 가지 표어를 제시, 교구 각 부서와 본당, 단체별로 펼쳐나갈 활동 지침을 세웠다.

우선 교구는 신자들을 위한 「신앙의 해 안내서」를 발간, 실천사항을 확산하는데 힘을 실었다. 교구장과 각 사도직 단체들과의 만남도 추진, 보다 적극적인 평신도 사도직 실천을 북돋울 방침이다. ‘제가 하겠습니다! I DO!’ 신앙실천 캠페인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와 팟캐스트를 활용한 복음과 신앙체험 나눔은 일반 신자들에게 ‘신앙의 해’ 의미를 알리는데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교구는 또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가톨릭교회 교리서」 문헌 자료집도 보급하고, 교구민들을 대상으로 신앙체험 수기도 공모할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환자 등을 찾아가 교리교육을 돕는 ‘방문 교리교사’ 양성도 추진한다. 동시에 교구는 각 본당 교리교사와 성경봉사자들을 위한 특별 교리교육도 실시한다. 이 밖에도 교구는 청년들을 위한 기도의 밤과 피정, 학생 신앙대회와 축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경만들기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들도 마련한다.

각 본당 차원에서는 각종 성경공부와 성인성녀 닮아가기 행사, 「가톨릭교회 교리서」 읽기반 운영 및 교리경시대회, 주중 고해소 운영, 가정 신앙의 날 행사 등을 진행한다.

대구대교구는 제2차 교구 시노드 정신을 이어받아 ‘신앙의 해’ 기간 동안 ‘신앙 재교육’과 ‘냉담교우 회두’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신앙의 해’ 뜻을 되새기는 제1기 사회교리학교도 정평위 주관으로 10월부터 열린다.

대전교구는 교구민들이 ‘신앙의 해’ 의미를 보다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각 본당별로 ‘순교자의 날’을 신설하도록 권고했으며, 짧은 교리공부에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지원한다.

인천교구는 교구 차원에서는 이례적으로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과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열고, 주교와 청년들과의 만남의 장도 펼칠 계획이다.

의정부교구는 ‘신앙의 해’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달력을 제작,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각 교구마다 사목교서와 지침을 내고, 교구 및 지구, 본당 차원의 교리경시대회와 다양한 교리교육 과정 등을 제공하는 등 ‘신앙의 해’ 개막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