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6-12-13 수정일 2016-12-13 발행일 2016-12-18 제 302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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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회복” 평화적 외침으로 이룬 일
“이제 새로운 시대 위해 온 국민의 지혜 모을 때”
전국서 시국선언·미사 등
교회도 정의 실현에 한몫

국회가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234표로 압도적인 통과였다. 반대는 56표에 불과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행사가 정지됐다.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갔다.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박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고 대한민국은 60일 안에 새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박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는 국민의 승리, 촛불의 승리로 받아들여진다. 한국교회의 승리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교회와 신자들의 바람은 탄핵안이 통과된 12월 9일 복음인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마태 16,19)는 성경말씀 그대로 실현됐다.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으로 12월 7일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발표한 유흥식 주교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는 상황을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역사적 책임감을 동시에 보았다”고 밝혔다.

국민과 교회의 평화적인 외침이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를 이끌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를 드러내면서 대통령 탄핵안 국회통과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하는 전환점임을 환기하는 말이다. 언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예측이 어려운 헌재의 탄핵 심리 기간에도 처음 촛불을 들었을 때 간절히 기도하던 마음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유 주교는 이를 반영하듯 “이제부터 내딛는 역사적 걸음에 대한 무한한 책임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보고 그 무게를 실감하며 전 국민의 지혜를 모아 신중하고 슬기롭게 혼동과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한국 사회와 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한국교회는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실체가 밝혀진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태에 직면해 일관되게 악을 물리치고 선을 찾자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왔다.

10월 28일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을 시작으로 전국의 신학생들이 박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10월 말부터 토요일마다 서울 광화문과 지방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11월 1일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박 대통령에게 책임있는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뒤 전국 각 교구와 수도회는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거리에 나가 촛불행진을 펼쳐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11월 18일에는 동남아시아 한인사제단이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하는 등 해외 한인 사제들도 고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