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화 거장’ 박대성 해외 순회 기념전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4-02-13 수정일 2024-02-13 발행일 2024-02-18 제 3380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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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8개 해외기관 돌며
한국 수묵화 확장 가능성 입증
가나아트센터, 3월 24일까지

박대성 ‘만월’.

소산 박대성(바오로) 화백의 해외 순회 기념전을 가나아트가 마련한다. 박 화백은 지난 2년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우티 미술관과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센터, 다트머스대학교 후드미술관 등 8개 해외기관에서 순회전을 열며 한국 수묵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산비경’(小山祕境)을 제목으로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3월 24일까지 이어지는 기념전에서는 박 화백이 해외 순회전에 출품했던 작품과 신작을 포함해 20여 점을 선보인다. 가나아트는 해외 순회전을 계기로 확인된 박 화백과 박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기 위해 이번 기념전을 마련했다. 전시에서는 박 화백이 화업 전반에 걸쳐 천착한 주제와 소재의 가장 완숙한 형태를 선보이며,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박 화백은 2022년 독일과 카자흐스탄, 이탈리아의 한국문화원에서 개별적으로 개최한 초대전을 시작으로 2023년 말까지 미국에서 순회전을 이어가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박 화백은 수묵화를 기본 매개로 지필묵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를 통해 독자적 화풍을 개척했다.

박 화백은 이번 해외 순회전에 대해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라며 “일평생 ‘보이지 않는 뿌리’를 찾았기 때문에 관객들이 그 진정성을 느낀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이번 기념전에서는 해외 미술 현장에서 특히 찬사를 받은 박 화백의 대형 산수화를 조명한다. 무르익은 필치가 그린 대자연의 풍경은 그의 독보적 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전시에서는 끝없는 수행으로 마침내 비경(祕境)의 경지에 오른 박 화백의 산수에서 생동하는 기운은 물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백을 느낄 수 있다.

1945년 태어난 박 화백은 남북 게릴라전에 휘말리며 1949년 어린 나이에 왼쪽 팔을 잃었다. 이후 장애로 놀림을 받는 학교보다 방에서 홀로 그림을 그리는 일상에 심취했고, 제도권 정규교육이나 가르침을 받지 않고 주변 사물을 따라 그리며 독학으로 그림을 익혀나갔다. 이러한 생활은 20대 후반까지도 이어졌다. 1979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박 화백은 사라져가는 전통 한국화의 뿌리를 계승하는 ‘한국화의 거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소산 박대성 화백 해외 순회 기념전 ‘소산비경’ 포스터.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