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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빛을 찾아 - 베네딕도회 피정」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4-02-20 수정일 2024-02-20 발행일 2024-02-25 제 3381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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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 지음/차윤석 옮김/180쪽/1만5000원/분도출판사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나만의 고유한 형상 찾기
독일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 소속인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많은 이들로부터 이냐시오 영신수련 같은 ‘베네딕도 수련’은 없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여태껏 그는 없다고 답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문헌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았다. 이냐시오 성인이 영신수련에 관한 책을 저술할 때 스페인 몬세라트 개혁 수도원장 가르시아 히메네스 데 시스네로스 아빠스가 쓴 「수련서」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 책 요약본 「영적 수련에 관한 개요」가 널리 보급돼 있었는데, 예수회 요하네스 스타인케 신부는 이냐시오 성인이 이 요약본을 사용했던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냐시오 성인은 그 책에서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 냈다. 시스네로스 아빠스 수련서는 수도승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회원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했다.

이냐시오 성인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선택하는 것’을 중요한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그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영신수련이다. 핵심 질문은 ‘하느님께서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나는 어떻게 그분의 뜻을 알고 따를 수 있는가’ 였다.

시스네로스 아빠스에게는 하느님을 좀 더 깊이 체험하는 것이 초점이었다. ‘나는 하느님을 어떻게 찾고 체험할 수 있는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나만의 고유한 형상인 ‘참된 자기’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내가 건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방점이 찍힌다. 그는 여기서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의 세 가지 길인 정화의 길, 조명의 길, 일치의 길을 말한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내용을 토대로 현대인이 일상에서 일하며 기도할 수 있는 ‘베네딕도회 피정’을 제안한다. 성경 본문을 묵상한 뒤, 묵상거리를 제시하고 성경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수련할 수 있는 의식을 소개한다. 시스네로스 아빠스가 그의 수련에서 제안한 세 가지 길에서 출발하며 나를 정화하고 내 안의 빛을 찾아 다른 사람과 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는 여정을 떠나 보자고 권한다.

그륀 신부는 각각의 길을 성경 본문으로 예를 들며 해석했다. 또 각 장 끝에 개인 묵상이나 수련 방법도 제시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