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군종장교로서 함께하며 영적인 힘을 불어넣겠습니다.”
육군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18진 소속으로 4월 초 파병되는 군종교구 김영송(알베르토) 신부. 그는 남수단 재건을 지원하고 인도주의 활동으로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장병들과 함께 8개월간 펼칠 군종장교 임무를 앞두고 “장병들이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적 해우소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군종 사제에게 특히 강조되는 ‘찾아다니는 사목’을 실천하려는 열망이 김 신부가 파병에 지원한 계기다. 40℃ 안팎을 오가는 맹더위, 국내와 달리 마음대로 외부를 드나들 수 없는 특별한 조건들을 감내해야 하는 주둔지 장병들이 “잘 해낼 수 있도록 특별한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것이다.
“저보다 먼저 파병을 다녀온 동기 신부님의 이야기도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고생 안에서 장병들이 서로 격려하고 굳건히 결속하게 도왔던 순간들이 사제의 삶에도 큰 보람이 됐다는 거였죠.”
김 신부는 “작전 현장 장병들이 진정 기운을 낼 수 있는 위문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늘 열린 상담이 어우러진 종교적 지원, 시련을 딛고 뛰어오르도록 힘을 길러주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교육, 장병들의 열기를 실질적으로 식혀줄 팥빙수 등 차가운 간식 지원을 출국 전 준비하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팥빙수 재료 등 그곳에선 구하기 힘든 재료들을 최대한 많이 챙겨 가려고 합니다. 더위를 무릅쓰고 헌신하는 장병들이 그리웠던 간식을 통해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제 마음입니다.”
총원 300명에 가까운 한빛부대 18진의 유일한 군종장교로서 김 신부는 “장병들이 각자의 종교 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5월 부처님 오신 날에는 불교 장병들을 위해 군종법사의 협조를 구해 미리 응원 영상을 준비하고 비대면 법회를 여는 것도 구상 중이다. 장병들의 영적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은 군종장교만이 가능한 필수적인 도움이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한계 상황일수록 초월적인 것을 찾는 존재가 인간이기에, 초월하는 삶이 있음을 장병들에게 알려주고자 군종장교로서 영적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모범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품 초기 각오였던 ‘순명 실천’의 자세로 돌아가겠다”는 김 신부. 그는 “어려움을 없애달라고 기도하기보다 기쁘게 견딜 은총을 청하겠다”며 “저뿐 아니라 함께하는 우리 한빛부대 18진 모든 장병을 위해서도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