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본당조차 정확한 용어 몰라
베네딕토 상당수 베네딕도로 불러
ㄲ, ㄸ, ㅃ→ㅋ, ㅌ, ㅍ으로 표기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을 때 세례명을 하나씩 갖게 된다. 이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함과 동시에, 훌륭하게 살다 가신 성인의 이름을 따서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자신의 수호성인으로 특별히 공경하고 보호받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성인의 품행과 성덕을 본받아 그 이름에 걸맞게 변화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세례명을 짓게되는 것이다.
언제부터 세례명을 짓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록된 바는 없다. 다만 3세기 중엽 이후 자신의 이름 외에 수호성인으로 성서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이나 성인, 순교자 등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였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5세기경 이교인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세례를 받으면서 이름을 바꾸는 관례가 있다는 증거가 남아 있으며, 1311년 비엔공의회에서 유아세례가 합법적인 것으로 선언된 이후부터는 세례성사 때 세례명을 받는 것이 공식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이런 세례명이 각 나라의 언어에 따른 여러 형태의 표기로 인해 한글로는 어떻게 표기해야 옳은지 헤깔리는 경우가 많다. 이로인해 그 성인을 주보 성인으로 공경하는 신자 개인은 물론 세례대장, 교적대장 등 많은 문서를 정리해야 하는 일선 본당에서 조차도 정확한 표기를 알지 못해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최근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임명으로 인해 이전까지 ‘베네딕도’라고 불러왔던 상당수의 신자들이 표기가 틀린 것이 아니냐며 신문사로 문의를 해 온 경우가 단적인 예이다.
지난 2000년 천주교 용어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주교회의 총회에서 확정한 ‘외국 성인명 등의 한글 표기’에 의하면, 전례력에 수록된 외국 성인명의 표기는 현대 교회에서 사용하는 스콜라 라틴어 발음법을 따르되, 교육부에서 고시한 외래어 표기법(제85-11호)을 준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원칙에 따르면 ㄲ, ㄸ, ㅃ등과 같은 된소리는 거센소리인 ㅋ, ㅌ, ㅍ으로 고쳐서 표기하며, 어미 us는 관행에 따라 -오로 표기하도록 통일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란치스꼬의 경우 프란치스코로, 알베르또는 알베르토로 표기하며, 안토니우스나 아우구스티누스는 안토니오, 아우구스티노로 해야 바른 표기법이다.
또 중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경우 서양 말을 음역하여 적은 한자를 우리말로 읽다 보니 원음과 동떨어지게 된 이름이 많이 있다. 이로 인해 같은 세례명을 쓰면서도 서로 다른 세례명을 가지고 있는지 착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분도와 베네딕토, 방지거와 프란치스코, 안당과 안토니오 등이 같은 세례명이면서도 표기에는 상당히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예다.
또한 요안, 요왕, 요한 금구 등 ‘요한’이라는 세례명에서 나온 다양한 표기로 인해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중국식 한자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드러난 단적인 예로 요안은 세례자 요한을, 요왕은 사도 요한을, 요한 금구는 요한 크리소스토모를 일컫는다.
이에 본지는 중국식 한자를 옮겨서 적은 옛날 표기와 오늘날 바른 표기를 알기 쉽게 표로 정리했다. <표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