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참례자 200여 명 등 사망자만 450여 명
【이카, 페루 외신종합】성모승천대축일인 8월 15일 저녁 6시40분(이하 현지 시각) 페루 남부지방을 강타한 리히터 진도 규모 8의 강진으로 인해 최소한 450여 명이 사망했다.
지진이 일어난 시간은 각 성당에서 성모승천대축일 기념 미사가 봉헌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특히 가톨릭신자 희생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 8의 강진이 발생한 후, 진도 5 전후의 여진이 14차례나 이어지며 페루 국민들은 공포 속에서 밤을 새워야 했다.
지진이 발생한 후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긴급방송을 통해 국민들을 안심시킨 데 이어 8월 16일 아침 헬기편으로 이카시와 피스코시를 시찰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던 의사들은 파업중단을 선언하고 재해지역으로 달려갔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남쪽으로 200km 쯤 떨어진 이카와 피스코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재해지역에서는 현재 구호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가운데, 생존자들이 겨울 찬바람 속에 담요를 뒤집어쓰고 잿더미 속에서 시체를 수습하고 있다.
이카시의 병원들에는 희생자의 시신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으며, 의료진은 1500여 명의 부상자들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부상자들은 병원 복도까지 이어지는 침대에 누워있으며, 치료의 손길이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다.
유엔 마가레타 왈스트롬 사무차장은 이번 페루 강진의 사망자가 최소한 450명에 이른다고 발표하고 “지진 피해를 많이 받은 지역의 가옥파옥이 심한 만큼 앞으로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 멘도사 피스코 시장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중 지진이 발생해 신자 200여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사망했다”고 밝히고, “성당을 비롯해 가옥, 상가 건물 등이 모두 무너지고 전기가 끊어졌으며, 현재 피해자들은 마실 물도 없고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피해가 가장 극심한 페루 남부의 항구 도시 피스코는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들여온 포도가 처음으로 수확된 장소로, 이번 지진으로 전체 도시의 70% 가량이 파괴됐다.
피스코는 지역의 명칭을 그대로 딴 포도주로 만든 브랜디 ‘피스코’로 유명한데, 라임 주스와 설탕, 얼음, 계란 흰자위 등을 섞어 만드는 ‘신맛 피스코(pisco sour)’는 페루에서 국민 음료로 여겨진다.
한편 이번 지진은 환태평양 화산대의 나스카 판과 남미 구조판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했는데, 이곳의 구조판들은 연간 7.5cm 가량 이동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