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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 인터뷰 /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의장 첼리 대주교

로마(이탈리아)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1-05-04 수정일 2011-05-04 발행일 2011-05-08 제 2745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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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소통 보여주신 위대한 분”
요한 바오로 2세는 ‘커뮤니케이션의 스승’
믿음·희망·사랑 지니도록 늘 동행해 줄 것
매체 종사자, 진리·가치 수호 위해 힘써야
M.C. 첼리 대주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 행사를 전 세계에 중계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입장에서 이렇게 많은 취재진들이 참여 의사를 보인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생전 그분의 인격과 가르침이 인류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피부로 체험할 수 있는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식을 기해 본지와 만남을 가진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의장 M.C. 첼리 대주교.

첼리 대주교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의 인연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다. 첼리 대주교는 1984년 미국 필라델피아대교구 교구신문 편집장으로 있던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사회 홍보평의회 의장에 임명됐으며 주교품을 받았다. 그 후로 27년 동안 첼리 대주교는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의 수장 자리를 계속 맡아오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그런 면에서 가톨릭 매스컴의 역할, 그리고 그와 관련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기억들을 넘나들며 진행됐다.

첼리 대주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마지막으로 숙소 창밖에 모습을 보였던 때를 회고하면서 “당시 교황님은 신자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싶어도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상태였으나 침묵과 눈길, 얼굴 자체로 의사를 전달하시면서 너무나 풍요롭고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분은 커뮤니케이션의 스승이셨다”고 전한 첼리 대주교는 “복자로 선언되는 사건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사랑을 지니고 앞으로 교회와 계속 동행하시리라는 뜻”이라며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길을 보여주며 함께 동행하고, 또 사람들이 큰 믿음과 희망, 사랑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동행해 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말 사람을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그분의 마음을 시복의 순간에 특별히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회 홍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우선적으로 마음 안에 가져야함을 강조했다”고 들려준 첼리 대주교는 “그것은 존중 속에서 이뤄진 대화가 매일의 일상 생활 안에서 구체적인 사랑의 증언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신 통신기술들에 둘러싸인 환경 안에서 교회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첼리 대주교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교회는 기본적으로 긍정적 자세를 취한다”면서 “시복식을 앞두고서 요한 바오로 2세 생애의 기록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순간 순간 비춰지고 있는 것이 그러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가상 공간에서조차 교회가 현존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 마지막 메시지를 보면 새로운 홍보 수단에 있어 여러 매체들이 수단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하나의 문화라는 것이죠.”

“새로운 매체는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 놓는다”고 덧붙인 첼리 대주교는 “그로 인해 새로운 문명의 근원이 생겨 난다”면서 “이러한 순간들을 교회는 큰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첼리 대주교는 “교회 매체들은 나날이 발전해 가는 디지털 문화속에서 진리와 선이라는 가치들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이를 통해 교회 내외의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매스컴 종사자들에게 맡겨진 사명은 칭찬해야만 할 사명이고 큰 도전이며 그것은 기꺼이 받아들여서 누릴만한 가치가 있는 도전입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여러분들이 감당해야할 사명입니다.”

가톨릭신문 창간 84주년과 관련 “새로운 홍보 매체들 안에서도 게재된 내용들을 여러 번 읽고 묵상하고 성찰할 수 있는 신문의 장점은 여전하고 그 역할 역시 변함이 없다”고 운을 뗀 첼리 대주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인들에게 친숙한 언어로 우리가 믿는 가치들을 알리는 것”이라며 “웹사이트 개설 등 급변하는 환경 안에서도 끊임없이 신문의 고유한 역할이 무엇일지 찾아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늘날 홍보 매체에 종사하는 우리들이 갖는 도전은 ‘삶 속에 지닌 섬세한 가치 진리를 보존하면서, 한편 새로운 테크놀로지 속으로 뛰어 들어가 그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 안의 아주 커다란 숙제입니다.”

로마(이탈리아)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