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 이모저모 1

로마(이탈리아)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1-05-04 수정일 2011-05-04 발행일 2011-05-08 제 2745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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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한마음으로 “이제는 성인” (Santo Subito)
축제 분위기 이끈 폴란드 신자 열기 단연 압권
입장 못한 이들도 대형 스크린 통해 기쁨 나눠
바티칸 거리에 복자 모습 담은 기념품 넘쳐나
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은 전 세계인의 축제였다. 시복식이 열린 바티칸과 로마시내는 물론, 교황의 고향 폴란드에서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스크린을 통해 시복식에 함께했으며, 필리핀과 멕시코 등 여러 나라의 신자들도 한마음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을 지켜봤다. 바티칸은 시복식이 이뤄진 올해 5월부터 1년 동안을 ‘축제의 해’로 지정하고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을 경축하기로 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복자로 선언함과 동시에 성베드로성당 외벽에는 자애로운 미소를 띤 새 복자의 대형 초상화가 드리워졌다.
◎… 시복의 축제 열기가 한창인 바티칸 안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사람들은 폴란드 신자들이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 폴란드 신자들은 시복식 전부터 최소 100만 명 이상이 바티칸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폴란드 신자들은 국기를 손에 흔들며 요한 바오로 2세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제는 성인(SANTO SUBITO)’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성을 기원했다. 또 민속의상을 입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등 폴란드인 교황의 시복을 온마음으로 축하했다.

시복 전야에 열린 철야기도회에서 순례객들이 ‘이제는 성인(SANTO SUBITO)’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기도를 바치고 있다.
◎… 로마시내 대형본당들은 성베드로광장에 미처 입장하지 못한 신자들을 위해 초대형 스크린을 설치, 시복 전야미사와 시복식을 생중계했다. 특히 4월 30일 시복 전야미사 후 각 성당은 종을 울려 시복에 대한 기쁨을 나타냈으며, 신자들이 함께 모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을 바라는 철야기도회를 열었다. 시복 전야미사에 참례했던 신자들은 바티칸까지 행진하며 각 성당을 순례했다. 또 2만5000명이 바티칸을 떠나지 않고 시복식이 열리는 다음날까지 성베드로광장과 산타안젤로성 사이에서 잠을 청하며 교황의 시복을 염원했다.

성베드로광장에서 거행된 시복식에 미처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예식을 지켜봤다.
◎… 시복 전야행사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개인비서였던 스타니슬라프 드지비츠 추기경은 “어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무덤을 방문했는데 마치 그가 우리 가운데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며 “그는 항상 기도하셨고, 12년 동안 그의 비서로 일하며 느낀 것은 그의 인생 자체가 성인의 삶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바티칸 거리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와 깃발, 다양한 기념품들이 넘쳐났다. 교황의 생전 말씀을 적은 시복식 포스터와 함께 교황상본과 엽서, 묵주, 기념주화, 티셔츠, 찻숟가락, 십자가, 달력 등이 줄을 이었으며 순례자들은 기념품을 사기 위해 상점 앞에 줄을 섰다. 교황의 생전 사목방문 모습을 담은 화보집과 DVD도 판매됐다. 화보집에는 104차례, 129개국을 순방한 다양한 교황의 모습과 함께 1984년과 1988년 당시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모습도 수록돼 있다.

바티칸 거리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이 담긴 다양한 기념품들이 넘쳐났다.

로마(이탈리아)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