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월 1일이면 상대방에게 황당한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헛수고 시키는 등 가벼운 장난을 치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만우절(萬愚節)이기 때문이다. 이 만우절 장난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풍습이다.
만우절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그 중에는 교회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다.
가장 유력한 설은 프랑스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16세기 초까지만 해도 프랑스는 봄을 새해의 첫날로 삼고 있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새해 첫날부터 일주일 동안 축제를 벌이면서 새해를 축하하고 춘분제의 마지막 날 선물을 교환했다고 한다. 그런데 16세기 중반 프랑스의 왕 샤를 9세가 새로운 역법을 선택하면서 새해가 3개월 가량 앞당겨졌다. 그레고리오력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레고리오력은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이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수정해 만든 태양력으로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사용하는 달력이다. 기존 프랑스의 새해는 그레고리오력에 따르면 3월 25일, 선물을 교환하는 축제의 마지막 날은 4월 1일이었다. 달력은 바뀌었지만, 4월 1일을 새해 축제의 마지막 날로 여기는 풍습은 오랜 기간 남아있었다. 사람들은 4월 1일에 신년 잔치를 흉내내거나 장난스럽게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이날을 보냈고, 이것이 유럽 각국에 퍼져나갔다는 설이다.
만우절의 유래에는 성경 속 일화에서 나온 것도 있다. 주로 남을 헛걸음시키거나 헛수고 시킨 이야기들이다.
최후의 만찬 이후 잡혀간 예수 그리스도는 여러 차례에 걸쳐 판결이 나지 않는 심문을 당한다. 처음에는 한나스에게 끌려갔다가 카야파에게로, 카야파에게서 빌라도에게 가서 심문을 받고 헤로데에게 보내진다. 그리고 다시 빌라도에게 보내졌다가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이렇게 예수가 연달아 헛걸음한 것을 기억하며 4월 1일에 남을 헛걸음 시켰다는 것이다.
구약의 노아 이야기에서 만우절 유래를 찾기도 한다. 홍수 때 방주를 타고 있던 노아는 물이 빠졌는지 보기 위해 비둘기를 내보냈다. 비둘기는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다시 방주로 돌아왔다. 이렇게 비둘기를 헛수고 시킨 날이 4월 1일이라고 해서 만우절이 생겨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