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건 성인 모습을 이젠 교황청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성 베드로 대성당 외부 벽에 김대건 성인상이 설치된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혔고, 교황 승인을 받아 현재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천주교회 최초 사제의 모습을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볼 수 있게 돼 무척이나 기쁘다. 보편교회가 한국교회의 순교 역사를 제대로 인정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성상 위치도,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입장하기 위해 순례객들이 줄을 서는 곳 가까이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고 한다.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성 베드로 대성당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돔양식의 건물로, 미켈란젤로의 걸작 ‘피에타’ 등 수많은 성상이 설치돼 있고 벽화가 그려져 있다. 내부와 외부의 벽면 일정 공간을 파내 움푹하게 만든 곳을 ‘벽감’(niche)이라 하고 여기에 성상을 설치한다. 내부 벽감은 1954년에 성상이 모두 찼고, 외부 벽감에는 1999년부터 세계 각국 출신 성인들 성상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현재 안데스의 성녀 데레사, 아르메니아의 성 그레고리오 등 39인의 성상이 비치돼 있다. 주교회의는 2020년 11월 29일부터 2021년 11월 27일까지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으로 지정한 바가 있다. 이번 ‘대건 성인상, 교황청 봉헌’도 2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대건 성인상의 성 베드로 대성당 설치가 한국교회의 위상을 보편교회 안에 각인시키는데 한몫하겠지만, 그에 앞서 대건 성인이 지닌 깊은 신앙심과 순교적 열정을 본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