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선물 ‘몸’, 바른 인식으로 소중히 대해야 20~30대 청년 대상 매년 진행 성·생명·사랑 가치관 정립 “식별력 갖춘 진정한 사랑해야”
“여자친구를 임신시켰다는 고민을 털어놓기에 친구에게 ‘그럼 낙태하라고 해야겠네’라고 했거든요. 정말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고….”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주변엔 동성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이혼과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많았거든요. 그게 옳지 않았구나 하는 걸 알게 됐어요.” 7월 19일,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관. 20~30대 청년들이 스스럼없이 자신의 얘기를 꺼낸다. 연애에서부터 결혼, 성관계 등 주제는 성·생명·사랑 관련 소재를 망라한다. 이날은 가톨릭세계복음화ICPE 선교회 한국지부(지부장 최봉근 선교사, 지도 로렌스 캐틀 신부, 이하 ICPE 선교회)가 진행한 ‘2020 청년 몸 신학 피정’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자신의 잘못된 고정 관념과 생명에 대한 미안함, 몸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반성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청년 몸 신학 피정’은 왜곡된 성 문화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의 성 의식을 바로 잡아 주기 위해 ICPE 선교회가 매년 마련해 온 피정이다. 청년들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몸 신학’을 토대로 2박3일간 하느님과 자기 정체성, 몸·성·사랑의 의미, 삶의 목적(독신 또는 혼인·생명)을 배우고, 이를 자유롭게 묵상·기도·대화한다.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피정에 참가한 청년들도 자신이 알고 있던 개념과 달라진 생각을 밝히면서 “가치관이 새롭게 정립됐다”고 말했다. 이번 피정 파견 미사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잘못 알고 상처를 받아 왔던 남성·여성성의 의미를 깨닫고 회복·치유했다는 의미에서 초콜릿과 꽃다발을 축하 선물로 받기도 했다. 파견 미사를 집전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강론에서 “우리 몸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고 우리는 몸을 통해 사랑과 인격적 가치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하느님께서 주신 자유는 내 욕망대로, 내 뜻대로 살라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이라며 “세상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 식별력이 필요하고, 나와 타인의 몸을 단순히 나의 즐거움이나 쾌락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내 목숨까지 내어줄 수 있는 헌신·희생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지 항상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ICPE 선교회 한국지부장 최봉근(티토) 선교사는 “피정에서 은총을 받은 청년들이 주변에 진리를 잘 전해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 방역 준칙을 잘 지키면서 이번처럼 청년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성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배우고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청년들을 위해 더 많이 마련해야 겠다”고 밝혔다. 가톨릭 세계복음화 ICPE 선교회는 전 세계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는 가톨릭 선교 단체다. 평신도 마리오·안나 카펠로(Mario·Anna Capello) 부부가 1985년 몰타에서 설립, 2002년 교황청 정식 인가를 받았다. 현재 로마에 본부가 있고, 한국을 포함해 12개 지부가 있으며, 전 세계 2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회원은 한국지부장을 포함해 총 39명이다.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