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회적 관심 모이는 ‘비혼모’,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1-04-13 수정일 2021-04-13 발행일 2021-04-18 제 324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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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부부 행위 무시한 출산, 인간 존엄 침해
부부 일치의 선물, 자녀
혼인 없이 ‘자녀 가질 권리’ 자녀를 소유물로 전락시켜
배우자 아닌 이와 인공수정 혼인 일치·부모 사명 위배

최근 방송인 사유리씨가 공중파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혼모’가 논란이 되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채 정자 기증으로 자녀를 낳는 여성을 일컫는 ‘비혼모’,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비혼모’라는 표현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4일 결혼하지 않은 사유리씨가 정자를 기증받아 자녀를 출산한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자녀를 원했지만, 좋아하지 않는 상대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고, 나이 때문에 더 이상 출산을 미룰 수 없었다는 이유였다. 특히 사유리씨의 공중파 육아 예능 프로그램 출연 소식에 ‘비혼모’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미혼부·모를 돕고자 노력하는 교회의 모습을 생각할 때 언뜻 ‘비혼모’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비혼모’는 가족 구성원에 있어 미혼모와 유사하다. 그러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비혼모’를 바라볼 때는 혼인 밖에서, 그리고 배우자가 아닌 이와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교회는 인공수정, 특히 배우자가 아닌 사이에서 이뤄지는 인공수정이 비도덕적이라고 가르친다. 인간 존엄성을 크게 침해하기 때문이다.

먼저 혼인과 부부 행위를 무시하고 이뤄지는 출산은 성(性)에 관련된 인간 존엄성을 해친다. 인간의 성은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몸으로 표현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 즉 몸까지도 온전히 내어주는 성행위는 혼인 안에서만 올바르다. 그래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남자와 여자가 부부에게만 국한된 정당한 행동을 통해 서로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성(性)은, 결코 순전히 생물학적인 것만은 아니고 인간의 가장 깊은 존재와 관련된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자녀는 ‘혼인의 가장 고귀한 선물’이다.(「사목헌장」 50항) 혼인한 부부가 서로에게 온전히 자신을 주는 사랑의 행위, 즉 부부 행위를 함으로써 ‘새로운 인간에게 생명을 전달하는 하느님의 협력자’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혼인과 부부 일치와 출산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비혼모’는 혼인과 부부의 일치를 갈라놓을 뿐 아니라 출산까지도 떼어놓는 행위인 것이다.

이 성찰은 인간의 기원이 온전히 내어주는 행위, 즉 참사랑의 결과라는 점과 이어진다. 혼인 없이 ‘자녀를 가질 권리’를 말한다면 자녀는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고 ‘소유물’로 전락하게 된다. 게다가 인공수정은 아기의 생명을 인격적 사랑이 아닌 의사나 생물학자의 기술에 내맡기게 된다. 수정된 그 순간부터 인격체인 자녀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혼인 안에서 태어나고 자랄 자녀의 권리를 박탈시키게 된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훈령 「생명의 선물」을 통해 “교회의 전통과 인간학적 견해는 혼인과 그 불가해소성의 일치만이 진실된 책임을 통한 출산이 가능한 곳임을 인정한다”며 “부부 외 인공수정은 혼인의 일치와 부부의 권위, 그리고 부모에게 합당한 올바른 사명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혼인 안에서 임신되고 그 혼인 안에서 자라나 세상에 나오도록 부여받은 아이들의 권리에도 위배된다”고 말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