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 피에르 데바 음악감독은 무대 위에서 피아노 치고 지휘하며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합창단은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통로”라며 “아이들이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마음을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주최로 열린 이번 공연 수익금은 아프리카 토고 악방수도원이 운영하는 생 알베르 학교 학생들은 돕는 데 쓰인다. 악방수도원은 왜관수도원과 오랫동안 교류와 협력을 하고 있는 공동체다.
가톨릭이 국교인 모나코에서 그는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신앙을 물려받았다. 13년 동안 합창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던 아버지 밑에서 보조 지휘자 역할을 했고, 1999년부터 합창단과 모나코 주교좌대성당, 공국 왕실 경당의 전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노래로 드리는 찬양은 두 배의 기도라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130년 역사의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은 모나코 공국의 공식 사절단으로, 전 세계를 순방하며 국가를 홍보하는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된 임무는 모나코 주교좌대성당 전속 합창단으로서 전례 음악 봉사를 하는 것이다.
세련된 기교와 고귀한 음색으로 ‘감미로운 선율을 빚어내는 천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은 1900년대 르네상스 성가를 비롯한 종교음악을 부흥시키며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성당 합창단으로서 대부분 종교음악을 다뤘지만 프랑스 샹송이나 영화음악 등 대중음악도 많이 노래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왜관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이들의 탁월한 예술성은 깊은 종교심에 닿아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단원들은 10~17세의 소년들로 구성돼 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엄격한 오디션 과정을 통해 단원을 선발한다. 특히 음악적 역랑과 함께 인격적 소양도 강조한다. 가톨릭에 대한 가르침은 학교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한다.
합창단은 30년 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공연한 뒤 인천, 부산 등에서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졌다. “한국을 다시 방문해 기쁘다”고 말한 그는 한국과 모나코의 긴 인연에 대해 “여러 도시에서 공연을 하며 한국과 돈독한 유대감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