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 광주대교구에서 열려…양국 주교 39명 참석 선교 사제 현황·과제 논의
한국과 일본 주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교회가 일본에 파견하는 선교 사제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 교회의 영적 유익과 선교 활성화에 기여할 발전적인 사제 교류 방안을 모색했다. 주교들은 3년 앞으로 다가온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의미와 준비 상황도 공유하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두 나라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제26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이 11월 12일부터 사흘간 광주대교구에서 열렸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와 ‘한일 사제 교류의 어제와 오늘’ 주제로 전남 목포 광주대교구 한국레지오마리애 기념관에서 열린 모임에는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와 일본 주교회의 부의장 우메무라 마사히로 주교 등 양국 주교 39명이 참석했다. ▶관련기사 11면
주교들은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양주열(베드로) 신부의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개요와 준비 현황’ 주제 발표를 들은 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 WYD가 양국 교회의 청소년·청년사목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기회라는 데 공감했다. 특히 일본 주교들은 서울 WYD 행사 전반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어떤 방식으로 참여해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 사제가 파견된 일본 교구 주교의 이야기’, ‘일본에 파견된 한국 사제의 이야기’ 주제 강의를 들은 후, 더 나은 사제 교류 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우메무라 마사히로 주교는 “50여 명의 한국 신부님들이 일본 전역에서 선교하신다는 사실 자체가 모임의 결실이라 생각한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제 파견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교회에 감사를 표했다.
주교들은 선교 사제의 일본 파견에 대한 한국교회 사제단의 공감대 구축, 사제 파견 전 일본문화 적응 교육과 시스템 구축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가까운 미래 한국교회의 선교 인력도 충분치 않을 것임을 대비한 지혜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26회 동안 이어온 모임의 성과를 토대로 한국과 일본 사제들의 교류 모임도 마련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주교들은 12일 광주대교구 호남동성당에서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13일에는 광주대교구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주례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세계교회가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픈 역사를 간직한 한일 양국의 주교들이 사목 현안과 과제를 나누는 자리는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성령 안에서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상대방 입장을 잘 경청하며 두 나라 교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열매를 맺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일주교교류모임은 1996년 2월 5명의 한일 주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에서 열린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로 시작됐다. 양국이 공통의 역사 인식을 계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열린 첫 만남은 이후 참가 주교가 40여 명에 이르는 모임으로 확대돼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개최되고 있다.
한일 주교들은 2022년 11월 25년간의 교류 역사와 결실을 돌아보는 기념 자료집 「함께 걸어온 25년: 친교와 일치의 여정」을 발간했으며, 2023년에는 ‘제25회 한일주교교류모임 기념 메시지’를 발표했다.
제27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은 내년 11월 일본에서 개최된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