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는 다함께 부를 때 의미 있어
■ 바람의 주님
“생명의 물로 우리를 씻기시네/주님의 자녀 되도록 우릴 인도하시네” 20여 년 전 성령세미나에 참석했던 생활성가 공동체 ‘더 위드’(The With) 김현주(시몬) 단장은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한 그 순간의 감동을 성가 ‘바람의 주님’에 담아냈다. 성령쇄신운동에서 개신교의 곡이 아닌 가톨릭의 영성과 가치를 담은 곡이 불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곡이기도 하다. “성령께 완전히 사로잡히는 순간이 있어요. 머리로만 이해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전인격적인 사랑을 말하는 겁니다. 보고 만질 수 없지만 오감을 통해 느끼는 거죠. 그런 체험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강물에 온몸이 잠기듯 하느님의 사랑에 완전히 잠기는 거죠. 그때의 마음을 담은 곡이 ‘바람의 주님’입니다.” 김씨는 특히 ‘성가는 공동체가 함께 부를 수 있어야 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또 전례에서 사용될 때 성가의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수만 부를 수 있는 높은 음, 어려운 음율은 모두가 함께 부르는 성가에 어울리지 않아요. 전례 안에서 사용되는 곡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히 부를 수 있는 음역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와 요구를 반영한 그런 곡이 전례에서 사용되면 좋겠어요. ‘바람의 주님’은 영성체 때 사용되길 바랍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고 싶었거든요.”■ 제 모든 삶을 다해
“제 모든 삶이 주님 것이오니/뜻하신 대로 저를 만드소서” 지난해 선종한 서봉세 신부(Poncet Gilbert·파리외방전교회)는 더 위드를 향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서 신부가 ‘너의 삶이 그대로 하느님의 것이다’라고 한 말은 김씨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했다. “신부님께선 항상 좋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특히 우리 ‘삶’에 관해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입으로만 찬양하면 찬양이 아니죠?’라는 말씀을 듣고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음악이 아니라 삶을 통해 하느님을 찬양해야 한다는 말씀이니까요.” 음악은 자신을 드러내기 쉽다. 그러나 찬양은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야 한다. 그렇기에 찬양사도는 공동체가 함께 찬양할 수 있도록 돕는 ‘봉사자’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시죠. 그렇기에 저의 부족한 모습조차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제 모든 삶을 주님께 봉헌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손에 삶을 봉헌하고 그 뜻대로 살아가길 소망하는 마음, 그것이 신앙생활 아닐까 생각합니다.”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