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으로 하나되어 랩으로 신앙고백
■ 예, 여기 있습니다
“내 마음 다하여 주께 드릴 대답 예 여기 있습니다” 2011년, 제치원(암브로시오)씨가 홀로 성당에 앉아 기도하는 일이 잦아졌다. 고민과 불만, 어려움을 던지듯 하느님 앞에 내어놓고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따져 묻곤 했다. 그런 제씨의 기도에 하느님께서 응답하신 것일까? 제씨는 청년성서모임 연수 중에 보다 깊은 신앙 성찰을 하게 됐다. “하느님께서 ‘너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실 때 ‘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대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제 삶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다짐과 묵상을 글로 옮겼죠.” ‘예, 여기 있습니다’는 이때의 묵상을 바탕으로 만든 곡이다. 제씨는 이 곡을 부를 때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특히 찬양사도로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얼마나 응답하고 있는지 성찰하고 나약해진 마음을 다잡는다. “과연 하느님께서 저를 찬양사도로 부르신 것이 맞는지, 그 부르심에 잘 응답하고 있는지, 특히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가 필요한 곳에 달려갈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제가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주신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심이 되기도 하고요.” ■ 바로 나의 하느님 “절망하지 않고 다시 걷게 하시는 그분 바로 나의 하느님이라” 누구든 때로 넘어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주시기 때문이다. “‘바로 나의 하느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느님을 묵상하며 만들었습니다. 특히 절망하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 걷게 하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묵상을 기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씨가 만든 성가 대부분은 랩(rap)을 담고 있다. 그래서 함께 부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알고 있기에 제씨는 랩 가사 대부분에 질문을 넣는다.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청중들도 함께 찬양할 수 있도록 한다. “랩으로 찬양할 때,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게 생명을 주시는 그분은 누구?’라고 랩으로 질문을 던질 때 청중들이 큰 목소리로 ‘하느님’하고 대답하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벅찹니다. 찬양사도의 길을 잘 선택했다는 마음도 들어요. 제가 노래하는 이유는 하느님을 찬양하기 위해서입니다. 음악, 그 안에서 랩, 모두 저에겐 찬양의 도구일 뿐이죠. 부족하지만 저의 마음을 하느님께서 받아주시길 기도합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