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사진)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6월 25일)을 맞아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제는 용서하고 평화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주교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은 올해야말로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남북이 먼저 손을 잡는 새로운 출발의 해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70년이 지난 일인데도 전쟁의 아픔이 아직 잊히지 않는 것은, 같은 민족 간에 치른 전쟁으로 그 피해가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공산당에 대한 혐오는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고 한국사회 안에서 이념과 노선을 구분하는 잣대, 편을 가르는 장벽이 돼 자유롭고 폭넓은 사고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습니다. 이 민족적 족쇄를 끊어 내야 할 때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평화와 화해 교육, 실천적 노력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우리 교회는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다짐과 함께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며 “평화와 화해에 대한 교육과 실천적 노력이 모든 교구와 본당 안에서 활발히 이뤄지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에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협정이 하루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 주교는 “정부가 제시한 대로 대북 경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들을 찾아 적극 실행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이산가족상봉과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해 남북철도 연결사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방역과 감염 방지 기술·장비 지원 등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국 교구에서 봉헌하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미사에 동참해 줄 것을 강조했다.
“한국교회 16개 교구에서 바치는 우리의 기도는 이 땅에 평화의 싹이 자라게 하는 단비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우리에게 주님의 자비가 내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