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통해
성금 전달 받은 응우옌씨
적기에 비인두암 치료 받아
목사와 사제 협력으로 도움
그리스도교 일치 의미도 지녀
“정말 괜찮아요? 기적입니다. 한번 안아봅시다!”
비인두암을 앓던 베트남인 응우옌 반 두엔(Nguyen Van Duyen·야고보·49)씨의 암세포가 모두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박성민 목사는 응우옌씨를 보자마자 포옹했다. 응우옌씨는 “감사드린다는 말밖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저를 도와주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죽을 때까지 기도드리겠다”고 말했다.
응우옌씨의 사연이 본지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2021년 12월 25일자 4면)에 소개된 후, 독자들은 모금기간 동안 총 7006만4728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도움을 요청하던 때에는 암세포가 얼굴과 목까지 번지고 있었던 상황. 더 이상 치료받을 돈이 없었던 응우옌씨는 ‘이제 마지막이구나’라는 절망에 빠져 있었다. 그랬던 응우옌씨에게 독자들이 보내준 정성은 그야말로 한 줄기 생명의 빛이요, 희망의 빛이었다.
지난해 8월 처음 비인두암 진단을 받은 응우옌씨는 치료를 받기 전에 이미 가진 돈과 빌린 돈을 모두 써버렸다. 응우옌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구이주민선교센터에 문을 두드렸다. 박성민 목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를 도왔지만 치료비가 턱없이 부족해 고민에 빠졌다. 박 목사는 답답한 마음에 성용규 신부(도미니코·대구대교구 구미 신평본당 주임)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가톨릭신문사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성 신부와 박 목사는 원래 대구위드교회 정민철 목사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위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정민철 목사, 이하 위드의료사협) 창립을 준비하던 사이였다. 창립 준비 중 응우옌씨를 알게 된 세 사람은 “우리가 함께 응우옌씨를 돕는 일이 그리스도교 일치의 새 모델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모으게 됐다.
성 신부는 “독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중요한 치료시기를 놓칠 뻔했는데, 이렇게 잘 낫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독자들이 보내주신 정성은 그리스도교회가 벽을 넘어 화합하면서 우리 사회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정 목사도 “더 이상 돈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그리스도인들이 위드의료사협과 같은 곳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12월 창립한 위드의료사협은 오는 5월 대구에 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응우옌씨는 4월 중 베트남으로 돌아간다. 암세포는 모두 사라졌지만 건강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고향에서 가족들과 지내며 몸을 추스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