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전신에 큰 화상 입고 저산소증으로 심한 뇌장애 아들 구하려던 아버지마저 심하게 다쳐 경제적 어려움
“엄마가 좋아요. 많이요!”
휠체어를 탄 이휘상(토마스아퀴나스·8·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군이 약간은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밝게 웃으며 엄마 이비아(비아·52) 씨에게 말했다. 이씨도 휘상이의 밝은 마음에 화답하지만, 씩씩한 겉모습과 달리 속은 끝없이 타들어간다. 공부도 잘해서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에도 선발돼 참가하던 휘상이. 그렇게 영특하고 건강했던 휘상이는 몸 절반 이상이 화상으로 뭉그러졌고, 지능은 5살 아이 수준이 돼버렸다. 이씨는 그저 “살아있어 줘서 감사하다”고 되뇌일 뿐이다. 2021년 11월 휘상이의 가족을 덮친 화마는 휘상이와 아빠 이호성(다니엘·54)씨의 몸과 마음을, 집을, 그리고 온 가족의 삶을 새카맣게 태워버리고 말았다. 건물 주차장에 불이 번진 것을 발견한 이호성씨는 혹시 건물에 남아있을 사람들을 염려해 문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대피시키면서 집에 있던 휘상이를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불은 예상보다도 더 빠르고 거세게 집을 삼키고 있었다. 계단에서 검은 연기에 휩싸인 그 순간 이씨는 저산소증으로 쓰러지며 휘상이의 손을 놓쳤고, 이내 의식을 잃고 말았다. 중환자실에서만 2달. 이호상씨는 전신 33%가 3도 화상, 휘상이는 전신 59% 3도 화상을 입었고,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손상에, 폐에도 물이 차 의료진도 생사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만다행으로 생명은 건졌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모든 것이 다 무너지고 말았다. 피부 대부분이 타고 녹아버렸고, 손과 다리의 연골도 크게 손상돼 앞으로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휘상이는 저산소증으로 뇌병변장애가 생겨 처음에는 엄마를 알아보지도 못했고, 말도 못하다 최근에서야 말을 하게 됐다. 이호상씨도 화상이 심해 오른손 손가락들을 절단했고, 왼손도 재활을 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상태. 그러나 이호상씨는 그 모든 고통보다도 아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공황장애와 불면을 겪고 있다. 몸의 아픔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화재가 나던 당시 이씨의 사업이 기울어 수천만 원의 채무만 남긴 채 폐업을 한 상태였다. 통장도 압류 당하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치료비 청구서가 쏟아졌다. 화상치료와 재활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아 비용이 더욱 컸다. 다행히 보험과 한림재단의 치료비 지원, 본당 신자들의 십시일반 성금으로 지금까지는 버텨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보험도 한도에 달했고, 치료와 간병으로 생활비조차 마련할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크게 화상을 입은 이호상씨 역시 치료가 시급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이씨 가족은 휘상이의 치료에만 매달리고 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고통의 시간. 그 속에서 이비아씨는 웃으려 애쓴다. 이씨는 “아이는 제가 웃으니까 웃는다”며 “아이가 희망을 잃을까봐 웃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재가 나고 1년 7개월 동안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며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3년 6월 7일(수) ~ 2023년 6월 27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