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 정신질환 등 장애를 갖고 태어난 장애아동들이 부모와 사회의 편견으로 버림받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버려지는 아동은 연평균 9000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국내 입양된 장애아동(0∼19세)의 수는 국내 입양아동 1388명의 3%(40명)에 그치고 있다. 사회적 시선에 대한 두려움으로 버려진 장애아동들은 사회에서도 외면 받아 두 번 울고 있는 것이다.
장애아동이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들부터 사회적 편견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를 지닌 아동을 쳐다보는 사회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두려울 정도다.
지적장애 1급 박재석(8)군을 키우고 있는 박나리(플로라·신림동본당)씨는 “제 아이가 길을 가다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보고 귀여워 다가가기만 했을 뿐인데 아이 엄마가 기겁을 하고 손으로 감싸 안는 모습을 보고 많이 슬펐다”며 “아이만 키우기도 힘에 버거운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보호가 포기되거나 입양 보류된 만 0-6세 장애 영?유아 생활시설 ‘디딤자리’ 원장 안미숙(마르셀리나) 수녀는 “다운증후군 같은 경우 훈련교육기관이 많이 생겨 조금만 노력하면 초등학교 3∼4학년의 지능을 갖고 가족들과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음에도 장애아동에 대한 시선에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장애아동을 꺼려하기도 한다. 장애아동을 키우면 부모 중 한 사람은 장애아동의 보육과 치료를 전담하다시피 돼 가족 소득이 감소하는 것을 물론 치료와 교육비, 의료비, 교통비 등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사회적 현실에서 장애아동이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장애에 대한 이해가 올바로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많은 장애아동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일선 관계자들은 “교회가 각 본당에 장애아동을 위한 주일학교를 개설해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체험을 통해 서로 배우게 되고 이러한 과정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다. 특히 본당 내에 장애아동을 배려한 주일학교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어서 신자 부모들부터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게 사목 현장에서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러한 근본적인 고민에 더해 당장 장애아동 시설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는 일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장애아동 시설들에서 지적되고 있는 인적, 재정적 한계는 개선이 시급한 과제다. 디딤자리 안미숙 수녀는 “현재 대부분의 장애아동 보호시설에서는 교사 1인당 최소 7∼8명의 장애아동을 돌봐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교회가 충분한 교사 확보에 관심을 가져 특별히 부모의 사랑이 절실한 장애아동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애아동들이 사랑과 정을 나눌 수 있는 가정공동체를 늘려가는 것도 장애아동이 버림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애아동을 돌볼 수 있는 가정공동체는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사회복지법인 작은예수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로부터 지원받는 서울 시내 아동공동생활가정은 28개 곳(170여 명)이 있지만 이 가운데 장애인이 입주한 공동생활가정은 2개 시설에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예수회 기쁜우리복지관 장재구 사회재활부장은 “올바른 가정에서 생활할 수 있는 무연고 장애아동 가정공동체가 현실적인 한계를 지닌 보육시설보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어 장애아동들이 상처를 치유 받고 호전되고 있다”며 “교회에서부터 장애아동을 위한 가정공동체 설립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