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가톨릭 유소년 축구단연합회의 탄생

입력일 2009-05-07 수정일 2009-05-07 발행일 2009-05-10 제 264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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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가톨릭신문배 전국 가톨릭 유소년축구대회가 어린이날인 5월 5일 경기도 구리시 부양초등학교 인조 잔디구장에서 열렸다.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전주교구 등 4개 교구 6개 팀 어린이들은 이날 땀을 통해 교구간 벽을 넘는 우정을 나눴다. 어린이들은 승부를 떠나 이날 뜨거운 심장 박동을 함께 했으며, 함께 땀을 흘렸고, 함께 웃었다.

전국 각 교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아쉬운 현실에서 이번 대회는 교구간 교류 가능성의 단초를 제시했다는 평을 들었다. 스포츠 사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유소년들에게 평생동안 잊지 못할 신앙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교회 내 스포츠 활동은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는 조직적 놀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육 간에 건강한’ 신앙인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점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교회 최초로 축구를 매개로 한 가톨릭 스포츠 선교 기구인, 한국 가톨릭유소년축구단연합회가 탄생한 것은 고무적이다. 아직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나 조직 구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국 규모의 스포츠 선교 기구의 탄생은 스포츠 사목의 첫 매듭을 푸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만큼 연합회에 거는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전국 가톨릭 유소년 축구 리그제 도입, 제2의 전국대회 개최, 유소년 신앙 활성화 방안 모색, 교구간 교류 확대 방안 마련 등 해야 할 일도 많다. 이점에서 “우리가 앞으로 하는 일은 그 하나하나가 한국교회 스포츠 사목의 역사가 될 것”이라는 여규태 초대 회장의 말은 옳다.

교회는 그동안 한 번도 멈춰선 일이 없다. 시대(時代)의 옷자락을 꼭 쥐고 따라가며 항상 새로운 사목분야 개척을 위해 땀 흘려 왔다. 그것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떠나는 목동의 애타는 마음이었다. 단 한명이라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노동사목이 그렇고 농촌사목, 직장사목, 교정사목, 의료사목, 빈민사목이 그렇다. 스포츠 사목에 주목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전국 규모 가톨릭 유소년 축구대회 개최, 전국 규모 스포츠 선교기구 탄생을 통해 이제 첫 걸음은 힘차게 내딛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어렵게 물꼬를 튼 스포츠 사목의 열기가 신자들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구체적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