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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제학 “돈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6-02-29 수정일 2016-02-29 발행일 2016-03-06 제 298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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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기자·금융전문가 등 
교황의 ‘자비의 경제학’ 정리
회칙 메시지에 근거해 해설
이놈의 경제가 사람잡네/안드레아 토르니엘리·자코모 갈레아치 지음/최우혁 옮김/272쪽/1만3000원/갈라파고스

교황의 경제학/에두아르 테트로 지음/전광철 옮김/208쪽/1만2000원/착한책가게

지난해 4월 일반 알현에서 강론하는 프란치스코 교황.【CNS 자료사진】
“멈춰!”

오늘날의 경제에 대해 우리 모두는 단호하게 소리쳐야 한다. 지금의 경제가 소외와 불평등을 가져올 뿐 아니라 사람까지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만 높이지 않는다. 이민이나 가난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개입하는 이들의 선봉에 서 있다.

현재 최고 부유층 1%는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은 일자리조차 잃어가고 있다. 세계적 금융 위기, 양극화, 환경 파괴, 인간성 상실 등으로 치닫는 이 시기, 불안과 좌절을 느끼는 이들은 늘어만 간다. 이렇게 인간성을 상실한 경제의 덫에 걸린 인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에 다시금 주목해야한다.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미사여구로 찬양할 것이 아니라 거리로 나아가 춥고 배고픈 이들을 돌보십시오.”

“사회, 정치, 제도, 경제 등 모든 면에서 공동선을 중심원리로 잡아야 합니다. 자원을 제대로 분배하고 일을 만들어내고, 소외된 사람들을 통합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기구들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교황의 권고들은 짧게는 지난 세기부터 더욱 강조된 사회교리를 계승한 것이고, 길게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나왔다.

인간존엄성, 공동선, 보조성, 연대성의 실천, 그리고 ‘금송아지의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경고, 즉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는 ‘자비의 경제학’으로도 불린다.

최근 발간된 두 권의 책은 신자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알고 실천해야 할 가톨릭 사회교리를 보다 쉽게,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경제로 우리를 초대하는 교황의 목소리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전한다.

「이놈의 경제가 사람잡네」는 돈의 지배에서 벗어나 ‘구조적 악’에 맞서는 ‘자비의 경제학’을 밝혀주는 책이다.

저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담집과 각종 교황청 소개 책자들을 펴낸 바 있는 권위 있는 교황청 전문 기자이자 학자이다. 저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과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그리스도교를 넘어서 온 인류의 공존을 향한 지평과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한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담을 ‘청빈주의라고? 천만에, 복음이야!’를 주제로 엮은 글로 이 책을 마무리했다. 부록에는 가톨릭 사회회칙의 원리와 역대 교황들의 주요 사회회칙도 담았다.

「교황의 경제학」은 ‘마르크스주의자’, ‘공산주의자’라는 오해를 무릅쓰면서까지 ‘돈의 장벽’을 무너뜨리려 하는 교황의 뜻을 분명히 설명해준다. 특히 저자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 견제, 분배 정의, 복지 확충, 고용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황의 목소리를 전한다. 덧붙여 금융전문가인 저자는 보수 격차의 한계 설정, 공유경제 활성화, 기부문화 확산 등도 제안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