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잡은 연필… “오늘도 ‘열공’하며 배움의 한 풀어요” 교사 출신 봉사자들 도움으로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길 제공 2년 과정 비인가 학교지만 검정고시 볼 수 있도록 인도 동문회로 선후배 유대도 깊어
■ 교사의 헌신과 학생의 간절함이 만나
“학생들을 통해서 저희가 훨씬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유정열(가리노) 교감은 “월급 받고 교사 생활을 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보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순수한 봉사직에서 오는 기쁨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배움에 대한 학생들의 간절함이 더해져 교사들은 하나라도 더 전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유 교감은 “수업 분위기는 정말 환상적이다”며 “일반 학교에서 느낄 수 없는 행복을 이곳에서 만끽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고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윤현상(클레멘스) 교사도 같은 마음을 전했다. 윤 교사는 “자녀들 다 출가시키고 이제 인생을 즐길 나이가 된 어르신들이 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값진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헌 신부는 이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열정 하나로 순수한 봉사를 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느끼고, 뒤늦게 배움의 열정을 꽃피우고 있는 어르신들에게도 감동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에는 인천 미추홀구청의 중재와 도움으로 인천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학교 리모델링에 나섰다. 지하에 위치해 습하고 환기가 되지 않는 학교를 바닥, 천장, 벽 시공을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했다. 형광등 조명도 LED등으로 모두 교체했고 제습기와 냉난방기도 설치했다. 김 신부는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이 조성된 만큼, 이곳에서 본인이 소망한 인생을 하느님 사랑 안에서 아름답게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늘도 어르신들은 이른 저녁을 먹고 책과 필기구를 가방에 챙겨 배움의 기쁨을 향해 학교로 발걸음을 옮긴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