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필리핀교회, 땅 빼앗길 위기 처한 보라카이 섬 아티족 돕기 나서

박지순
입력일 2024-04-01 수정일 2024-04-02 발행일 2024-04-07 제 338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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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족민에 소유권 부여했다 관광객 증가하자 반환 명령 논란

[UCAN] 필리핀 아티(Ati) 부족민들이 정부로부터 불하받은 자신들의 거주지 소유권을 지키려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교회가 아티족 돕기에 나섰다.

아티족은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인 보라카이 섬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이 섬은 하얀 모래와 크리스탈 빛 바닷물을 보려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아티족은 2018년 필리핀 정부로부터 보라카이 섬의 거주지 소유권을 부여받았다.

필리핀 카리타스 의장 호세 콜린 바가포로 주교는 3월 27일 “아티족은 조상 대대로 보라카이 섬의 보호자로서 이 섬을 키우고 기름지게 만들어 왔다”며 “그러나 아티족은 이 섬의 거주지 소유권을 놓고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 섬에 관광객들이 증가하자 아티족 거주지 소유권을 정부로 환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래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 섬 전체 면적의 1%에 해당하는 3.2헥타아르를 아티족의 소유로 인정했지만 2023년에 아티족이 소유하던 땅을 정부로 반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3월 25일 밤에는 정부 관리들의 강요로 아티족 어머니들이 자신들의 집에 들어가지 못했고, 집 안에는 어린아이들만 남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티족은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에 자신들의 토지 소유권을 보호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바가포로 주교는 “거주지에 대한 권리는 인간의 권리에 관한 문제이고, 우리는 모든 정파에 아티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며 “아티족은 보라카이 섬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 섬에서 거주해 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