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글로벌칼럼] 젊은이들이 교회에 바라는 것은?

최용택
입력일 2024-05-20 수정일 2024-05-22 발행일 2024-05-26 제 339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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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5월 9일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 외곽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UCAN 

전 세계에서, 특히 서구에서 젊은이들은 오늘날 주요 이슈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과 유럽의 대학생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과 이에 공모하는 자국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 학교들이 혼란에 빠졌다. 1960년대 베트남전쟁 이후 이렇게 대규모 반전시위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또 다른 영역에서는 그레타 툰베리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생태와 여성 교육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며 이 문제들의 시급성을 알리고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젊은이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젊은이들이 비참한 이유는 ‘그들이 젊음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이제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해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 참여한 젊은이 대의원들은 “젊은이들은 그저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현재”라면서 “교회는 우리 젊은 세대를 위해 최고의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이들 젊은 대의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은 “오늘날 맥락에 따른 교회의 가르침을 분명히 하고,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의사결정 과정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젊은이들을 동반할 수 있을까? 부모나 교사, 사제 등 어른들은 자신들의 세대와는 다른 의사소통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먼저 젊은이들에게 말하기 전에 이들의 말을 경청해야 하고 이들을 판단하기 전에 이들을 이해해야 한다. 어른들은 종종 “우리가 젊을 땐 이렇게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아마도 그때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변했다. 특히 다음 두 영역에서의 변화는 크다.

먼저 이주로 공동체들이 혼합됐다.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에겐 없었던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다른 나라와 다른 기후에서 일하고 사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의 이주 공동체가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의 젊은이들은 마을을 떠나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나중엔 대도시에서 일을 한다. 그리고 걸프만 지역에서 먼저 일을 하다 서구로 나갈 기회를 엿본다.

그리고 발전된 기술로 더 작고, 더 빠르며, 더 스마트하고, 더 싼 물건을 만들어 낸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스쿠터 등을 보면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우리 대부분의 삶을 더욱 쉽게 만들지만, 젊은이들의 경우는 더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전된 기술은 젊은이들에게 야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상 반대편에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보내는 것은 이들에게 전율을 일으킨다. 바로 한 번의 터치로 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교회 안에서는 일이 이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몇 년 전,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평신도 신학자인 잭 도미니언은 성인 세계로 들어가는 젊은이들이 맞닥뜨리는 도전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바로 가족을 떠나 자신의 가정을 꾸리는 일과 성행위, 그리고 일의 세계다. 도미니언은 젊은이들이 맞닥뜨리는 이 세 가지 도전에 교회가 젊은이들을 제대로 이끌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교회의 권위주의적 구조와 순명에 대한 강조 때문이다. 권위와 자주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종종 신자들에게 혼란을 준다. 대부분의 성인 가톨릭신자들이 교회의 권위를 마주했을 때 치졸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성과 성행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거부와 금지로 가득하고, 젊은이들은 이에 두려움과 억압을 느낀다. 또한 일의 세계에서도 교회는 정의와 공정을 강조하기만 하고, 일 자체가 젊은이들의 이해와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교회가 아닌 다른 곳을 보는 것은 놀랍지도 않다. 젊은이들은 음악과 춤, 옷과 패션, 그리고 동료들과의 모임을 통해 일과, 성행위, 권위에 대해 습득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여성이 교회를 다시 세울 것이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이 교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열린 교회’가 되어야 한다. 바로 다양한 구성원들을 통해 말하는 성령에게 열린 교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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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미론 페레이라 신부(예수회)
예수회 사제로 평생을 기자 양성 등 언론활동에 힘써 왔다. 인도 하비에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아시아가톨릭뉴스(UCAN), 라 크루아(La Croix)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