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청년들로부터 십자가·성모 이콘 전달 받아…서울 WYD 본격 시작 알려
한국교회가 세계청년대회 상징물인 WYD 십자가와 ‘로마 백성의 구원자’ 성모 이콘을 전달 받았다. 이로써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서울 WYD)를 향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비롯해 한국교회 청년 등 60여 명의 WYD 상징물 전달식 순례단은 11월 2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포르투갈 청년들로부터 세계청년대회 상징물을 전달 받았다. 전달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자 제39차 세계 젊은이의 날 미사 중 열렸다.
WYD 상징물 전달식은 서울 WYD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총무 최인비(유스티노) 신부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 WYD 십자가를 청년들에게 내주었고, 세계청년대회는 WYD 십자가가 청년들에게 전달되면서 시작됐다”면서 “때문에 교회는 WYD 십자가 전달식을 차기 대회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WYD 상징물은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살아가며 낙담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초대이자 징표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청년들은 시련과 공개적인 수치 속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예수님의 충실함에서 용기를 얻어야 한다”면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영원한 왕국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신심을 고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성체 후 진행된 WYD 전달식에서 교황은 미사를 함께 봉헌한 포르투갈과 한국의 청년들에게 환영 인사를 전했다. 교황은 “이 WYD 상징물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전 세계를 돌며 전하라고 맡기신 것”이라면서 한국 청년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로 하는 희망을 증언할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이 상징물들이 지나갈 곳마다 하느님의 사랑과 형제애가 자라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황은 미사 후 이어진 삼종기도에서 한국 청년 두 명을 자신의 집무실로 초대했다. 그리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에게 한국과 포르투갈의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내자고 청했다.
이날 상징물 전달식에서 십자가를 받아온 제주교구 김하얀(아가타) 씨는 “십자가를 여러 교구의 청년들과 함께 들며 한국의 청년들이 힘을 합쳐 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함께 신앙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서울 WYD가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신앙 안에서 기쁘게 걸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WYD 한국 유치를 위해 노력했던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포르투갈 청년들로부터 WYD 상징물을 받을 때 마음이 아주 울컥했고 청년 순례단 모두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라면서 “오늘의 이 뜨거운 열기가 2027년까지, 또 그 이후로 계속 이어지고 세계의 젊은이에게 전달돼 사랑의 열매를 맺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십자가는 하느님 사랑의 징표”라면서 “오는 2027년 서울 WYD가 그 주제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처럼 우리나라를 구원하고 또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이런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