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코르시카 섬…인구 90% 가톨릭신자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5일 하루 일정으로 코르시카를 방문, 코르시카 지역의 풍요로운 대중신심의 전통에 대해 “유럽의 존경할 만한 모범”이라며 치하했다. 프랑스령으로 지중해 연안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코르시카 섬은 거의 90%가 가톨릭신자로서 교황 방문은 처음이다. 중심 도시인 아작시오는 나폴레옹의 탄생지로 유명하다.
교황은 이날 아침 아작시오 공항에 도착, 10시간가량 머물면서 의회 궁에서 ‘지중해의 대중 종교성’ 국제회의 폐막식을 주재하고 성모 승천 대성당에서 교회 인사들을 만났다. 이어 오후 3시30분 나폴레옹 동상이 있는 우 카소네 광장에서 옥외미사를 주례한 뒤, 공항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환담했다.
대중신심의 전통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코르시카 방문을 통해 교황은 오늘날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복음화가 대중신심의 ‘복음화하는 힘’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작시오교구장 프랑수아-하비에르 부스티요 추기경은 교황의 연설에 앞서 “대중신심이 신앙을 사회적 긴장 없이 공적 영역에 자리잡도록 할 수 있다”며 “전략이나 전술 없이 이뤄지는 단순한 신앙 실천이 신앙의 본질을 재발견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2000년 넘게 지속된 그리스도교 신앙이 정치와 문화를 형성했지만, 오늘날 특히 유럽에서 “하느님의 존재와 말씀에 무관심해지면서, 하느님에 대한 질문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성급한 이데올로기적 판단으로 그리스도교 문화와 세속 문화를 대립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 두 지평, 즉 그리스도교 문화와 세속 문화 사이에서 상호 개방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오늘날 믿는 이들은 강요하지 않고 신앙을 실천할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믿지 않는 이들은 종교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신비를 고민하고 공동선을 위한 가치를 찾으려는 갈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대중신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중신심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대인 강생으로 되돌아가게 한다”며 “이는 항상 한 민족의 문화와 역사, 언어 속에서 표현되고 공동체의 상징과 관습, 의식, 전통을 통해 전승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어 “대중신심은 또한 믿음의 문턱에 있는 이들을 믿음 안으로 끌어들인다”며 “정기적으로 신앙을 실천하지 않더라도 자기의 뿌리를 경험하고 자신과 사회에 유용한 이상과 가치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나 대중신심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 “대중신심의 표현이 외적인 것 또는 민속적인 것에 국한돼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이어지지 못함으로써 미신적인 개념으로 오염될 위험”과 “논쟁을 부추기고 편협하거나 배타적 태도를 조장해 자기 과시를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