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인도 그라시아스 추기경, “예배 장소 통제는 종교 자유 침해”

박지순
입력일 2025-01-03 14:34:20 수정일 2025-01-06 11:44:12 발행일 2025-01-12 제 342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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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제 방침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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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봄베이대교구장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인도 정부가 모든 종교의 예배 장소를 통제하려는 방침에 반대하고 나섰다. CNS

[UCAN] 인도 정부가 모든 종교 단체의 예배 장소를 정부 통제 아래 두겠다는 방침을 논의하자 봄베이대교구장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과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1월 2일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부 정책에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라훌 나루에카 마하라슈트라 주의회 의원은 연방 의회에 모든 종교 단체의 집회 장소와 재산은 정부 통제를 받도록 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면서 종교 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인도 정부는 이미 그리스도교 재산에 대해 복지부를 통해 적절한 통제를 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가톨릭교회는 정부의 통제 수단보다 더욱 엄격하게 교회 활동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복지부는 교회 재산과 자선 활동을 감독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라훌 나루에카 의원은 뭄바이에 있는 유명한 힌두교 사원에 대한 규제 변화에 대해 발언하면서 모든 종교 단체의 예배 장소를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루에카 의원은 “정치와 종교가 분리돼 있는 인도에서 모든 종교가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함에도 힌두교의 예배 장소만 통제하는 정부 시책에 국민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모든 종교가 평등한 처우를 받아야 하고 당연히 모든 종교의 예배 장소 역시 똑같이 정부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정부가 모든 종교의 예배 장소에 대한 정부 통제 방안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우리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정부 방침은 틀림없이 종교계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신교 지도자인 아브라함 마타이 전 마하라슈트라 주 소수자위원회 부위원장 또한 “종교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초석인 만큼 예배 장소를 정부 통제 아래 두려는 어떠한 시도도 근본적인 종교상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신앙은 권력에 종속될 수 없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개인의 권리에 속한다”고 밝혔다.

예수회 세드릭 프라카쉬 신부 역시 “인도 헌법에는 모든 시민들이 설교하고, 자신의 종교를 전파하고, 예배 장소를 운영할 권리가 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