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산불 피해 美 LA에 위로 전해

박지순
입력일 2025-01-13 16:05:55 수정일 2025-01-14 09:26:41 발행일 2025-01-19 제 3426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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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등 피해 계속 확산세…지역교회 긴급 구호 활동 나서
LA 대교구장, 피해 입은 신자들 위해 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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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산불 이재민들이 파사데나 시티 대학에 설치된 긴급 구호 센터에서 1월 10일 생활필수품을 제공받고 있다. OSV

[외신종합] 1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LA 산불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망자가 10여 명 발생했고, 건물 1만2000채 이상이 불에 탔다. 현재도 강풍이 동반되면서 화재 진화율은 10%대에 불과해 화재 진압이 언제 완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교회도 피해자 위로와 이재민 구호 활동에 힘쓰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12일 삼종기도를 바치기 위해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시민들에게 “LA 산불 피해자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내 마음은 최근 며칠 동안 산불 피해로 황폐화된 캘리포니아주 LA 카운티 가까이에 가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들과 산불 피해자들이 위로 메시지를 바로 들을 수 있도록 영상 장치를 활용했다.

교황은 이에 앞서 11일에도 산불로 인한 사망자와 재산 피해가 증가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전문을 LA대교구장 호세 고메즈 대주교에게 전달했다.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통해 전달된 전문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면서, 가족과 사랑하는 이를 잃고 울고 있는 이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1월 7일 시작된 산불은 건조한 날씨에 따뜻하게 부는 바람과 결합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1월 11일 기준 LA 보건당국이 집계한 결과에 의하면 16명이 사망했고, 15만 명이 대피 명령에 따라 집 밖으로 피신했다. 불에 탄 가옥과 종교시설 등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교황은 위로 전문에서 “긴급구호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면서 주님의 위로와 힘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LA 산불로 인해 ‘주님의 몸 성당’이 완전히 불타 재로 변했고, 신자들의 주택과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학교들도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주님의 몸 본당’이 운영하는 학교 건물 일부는 화를 면했다. 1월 8일에는 성심본당 호세 루이스 디아즈 부제가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급히 피신한 뒤 지붕에 불이 붙고 있는 성심본당으로 곧바로 달려가 신자들과 호스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기도 했다. 성심성당 건물은 지붕 등 일부만 불에 탔을 뿐 큰 피해는 입지 않았다.

고메즈 대주교는 9~10일 화재 피해 구역에서 세 차례 미사를 주례하며 집과 직장을 잃은 신자들을 위로했고, 미사 후에는 신자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면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았다. 주님의 몸 본당에서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해 온 에드 아모스 씨는 “우리 집이 불에 타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았지만 미사를 드리며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여러 신자들은 이번 비극을 겪으며 이전보다 굳건히 다시 일어설 것을 결심하는 신자 공동체 안에서 신앙을 키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주님의 몸 본당에서 25년 동안 사목하고 있는 리암 키드니 몬시뇰은 신자들에게 “교회는 사람이지 건물이 아니다”며 “사랑과 일치가 앞을 향해 가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본당공동체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되살리는 일에 착수하겠다”고 다짐했다.

LA 지역 그리스도교 교회들은 행정당국과 협력해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 센터를 만들고 옷가지와 생활필수품들을 제공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