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명 위협하는 생태 위기 초래”
[UCAN] 인도네시아 엔데대교구장 파울루스 부디 클레덴 대주교가 플로레스섬에 가동 중인 지열발전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플로레스섬은 인도네시아에서 가톨릭신자가 다수를 이루는 곳이며 엔데대교구는 플로레스섬에 위치하고 있다. 정부는 엔데대교구 내 3곳에 지열발전소를 가동 중에 있지만 그동안 인도네시아 가톨릭교회는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주교 중에는 정부의 지열발전소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가 가톨릭신자들로부터 형사 고소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클레덴 대주교는 1월 10일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사제들과도 토론을 거쳐 정부의 지열발전소 정책에 교구 차원에서 반대하기로 결정했다”며 “사실과 과학적인 정보에 근거해 주민들의 반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플로레스섬을 지열발전소 부지로 지정한 것은 2017년이며, 현재는 동누사틍가라주에 공급되는 전력의 65%가 지열발전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열발전소 가동 이후 인근 지역에 뜨거운 진흙이 분출되거나 샘물이 마르는 등 생태환경적으로 이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클레덴 대주교는 “지열발전소는 우리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생태적 재앙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플로레스섬 주민들은 클레덴 대주교의 지열발전소 반대 입장 발표에 고무된 표정을 짓고 있으며 “교회가 우리 편에 서 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1993년 5월 사제품을 받은 클레덴 대주교는 신부 시절부터 인권 운동가로 알려졌으며, 2024년 5월 엔데대교구장으로 임명된 후에도 인신매매에 반대하고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을 예방하는 사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