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은 중요한 가톨릭 성지 가운데 하나이며, 로마 여행의 랜드마크가 된 곳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종교와 예술, 역사가 어우러진 세계적인 순례 장소요 박물관이다. 교회에 따르면, 기원후 67년에 순교한 로마의 초대 주교인 성 베드로의 무덤 위에 대성당이 건립됐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4세기이래 같은 장소에 있었는데 현재의 대성당 건설은 1506년 4월 18일 시작되어 한 세기 넘는 공사 끝에 1626년 완료되었다.
베드로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돌’ 또는 ‘바위’를 뜻하는 ‘페트라’(petra)에서 유래했다.(마태 16,18 참조) 성 베드로는 순교 때 스승과 같을 수 없으므로 머리를 아래로 두고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유해는 바티카누스 언덕 위의 이교도와 그리스도인의 공동묘지 장소에 매장되었다. 1950년 12월 23일 비오 12세 교황은 전 세계에 성 베드로의 무덤을 발굴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실 아래 구역을 조사하며 10여 년을 탐구하여 이룬 기적과 같은 성과였다.
서슬 시퍼런 군인들이 주님을 잡아가자,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의 길을 찾았다. 그마나 수석 제자였던 베드로는 멀찍이 서서 잡히신 예수님의 동태를 살폈다. 그마저도 자신을 알아본 한 여종이 소리를 치자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시치미를 뗐다. 죄의식에 못 이겨 베드로는 혼자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누구라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렇다! 내가 저기 잡힌 예수의 제자이다. 나도 잡아 죽여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심신이 약한 인간이다.
그런데 죽은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소문이 왕성한 가운데 갈릴래아에서 물질을 하던 베드로에게 주님께서 찾아오셨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섭섭한 마음이나 질책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주님을 만난 베드로는 더욱 몸 둘 바를 몰라 어쩔 줄을 몰랐다. 주님이 하신 첫마디는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였다. 베드로는 “예”라고 대답했지만 세 번이나 같은 질문을 하자 베드로는 세 번 배반한 생각이 들어 슬퍼졌다. 베드로는 “주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주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사실 베드로는 결점도 많고 우유부단했지만, 바위처럼 우직한 사람이었다. 주님은 능력이 출중한 제자들 가운데 베드로를 대표로 세우셨다. 주님에 대한 베드로의 사랑이 순수하고 컸던 이유이다. 예전에 일상처럼 호숫가에서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고 있을 때 주님은 그들 곁으로 다가오셔서 부르셨다. “나를 따라오시오. 그러면 저 큰 세상에 나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해주겠소.”
이후 베드로는 오순절 날 성령을 받은 후(사도 2장 참조) 그의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베드로는 정말 주님이 원하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 지금도 많은 이들을 구원의 낚싯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글 _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