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인도 북부 신자들,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

박지순
입력일 2025-03-11 17:45:01 수정일 2025-03-11 17:45:01 발행일 2025-03-16 제 343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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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르 프라데시주 그리스도인들, 2024년 종교적 이유로 209차례 공격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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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그리스도인들이 2023년 4월 12일 뭄바이에서 그리스도교 박해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OSV

[UCAN] 종교적인 이유로 심한 박해를 받고 있는 인도 북부 지역 그리스도인들이 사순 시기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인도에서도 가장 심각한 종교 박해를 겪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주 그리스도인들은 2024년 1년 동안에만 공식적으로 모두 209차례 종교 박해를 당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를 포함해 인도 북부지역 그리스도인들은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3월 5일)을 앞두고 지역 경찰 당국에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그 가족, 교회 시설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시 그리스도인연합위원회’(United Christian Committee of Kanpur in Uttar Pradesh State) 위원장 지텐드라 싱 목사는 3월 4일 “사순 시기 동안 그리스도인들이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연합위원회는 3월 1일 칸푸르시 경찰 책임자에게 신변 보호 요청서를 제출했다.

싱 목사는 “우리는 과거에도 사순 시기 기도회를 여는 중에 공격을 당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같은 일을 겪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친 힌두교 정파가 통치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기도 모임을 열고 있지만, 이 기도 모임이 힌두교 신자들에게는 개종을 위한 활동으로 오인돼 종교 박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싱 목사는 “심지어 집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기도를 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공격이 가해지는 사례가 있고, 여러 목회자들이 개종 행위를 했다는 오해를 받고 구속돼 있는 상태”라고 종교 박해 실상을 설명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개종을 권유하는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약 100명의 그리스도인들이 개종을 금지하는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우타르프라데시주 여러 교소도에 수감돼 있는 상태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인도 전체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개종 권유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유죄가 확인될 경우 무기징역이나 20년 형이 선고될 수 있다.

우타르프라데시주를 비롯해 개종 권유 행위를 처벌하는 다른 10개 주 법률이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소송이 인도 대법원에서 진행 중에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그리스도교 지도자는 “인도 그리스도인들은 종교 박해를 당하고도 보복 당하는 것이 두려워 교회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