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인천교구 노동사목부, ‘바쁜 직장인 위한 회개와 기도 시간’ 마련

박주현
입력일 2025-03-31 13:32:27 수정일 2025-03-31 13:32:27 발행일 2025-04-06 제 343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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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정오 ‘직장인 위한 사순 정오 미사와 고해성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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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인천교구 노동자센터 경당에서 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 김준희 신부가 ‘직장인을 위한 사순시기 정오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인천교구 노동사목부(전담 김지훈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는 사순 시기 동안 인천 십정동 교구 노동자센터에서 매주 화요일 정오마다 전담 김지훈 신부 주례로 ‘직장인을 위한 사순 시기 정오 미사와 고해성사’를 봉헌하고 있다. 모든 신자가 주님 수난을 기억하며 기도·보속으로 스스로 정화하는 사순 시기, 그동안 정해진 본당 미사와 성사에 참례할 틈이 없는 모든 노동자를 위해 열리는 미사와 성사의 시간이다.

“세례는 받았는데 지금은 신앙생활을 쉬고 있어요. 마음 같지 않게 성당을 못 나가니까 마음 한 곳이 늘 무겁기만 해요.”

특별히 ‘직장인을 위한’ 미사이자 성사가 열리는 이유는 노동자들이 고된 노동에 힘을 보태며 신앙에 다시 불꽃을 붙일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교구 노동사목부 관계자들은 센터 1층 이동노동자 쉼터를 찾는 다양한 이동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다. 그들은 이렇듯 “대부분의 시간을 일터에 맡길 수밖에 없어 미사를 바치고 성사를 보려고 해도 여의치 않는다”고 호소했다.

김지훈 신부는 “정치·경제적 이유로 우리 삶과 노동은 점점 더 고단해지는 이런 때일수록 우리 교우들부터 희망을 잃지 않고 복음을 묵상하며 주위의 이웃들을 희망으로 이끌며 순례의 여정을 함께 걷자”고 당부했다. 이어 “그렇게 우리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는 교황님의 희년 메시지 의미를 기도 안에 곰곰이 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월 25일 미사 주례를 맡은 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 김준희 신부(대건 안드레아·인천교구 부개동본당 보좌)는 강론을 통해 “우리와 똑같은 노동자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며, 보속과 속죄의 제물을 잘 준비해 부활의 기쁨을 더 충만하게 맞이하자”고 말했다. 또 “‘경제적 가난’을 넘어 ‘노동환경의 가난’에 놓인 이동노동자나 교대근무 노동자들 등 여러 모습으로 존재하는 사각지대 노동자들을 위해서도 더 뜨겁게 기도하자”고 부탁했다.

‘직장인을 위한 사순 시기 정오 미사와 고해성사’는 재의 수요일(3월 5일)부터 시작해 4월 15일까지 화요일마다 계속 열리고 있다. 첫 미사부터 매주 참례해 온 임시영(루치아·74·인천교구 간석2동본당) 씨는 “우리 사회도 일상도 결국 노동자들의 공로로 돌아가고 있으니, 노동자는 아니더라도 ‘공감’의 뜻에서 더 많은 교우가 함께 미사를 바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구 노동사목부는 올해도 노동자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권마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 노동자에게 희망을 전하는 노동자 기도서 발간 ▲5월 4일 인천교구 박촌동성당에서 제24회 노동자 주일 기념 미사 봉헌 ▲이동노동자에 대한 교회 공동체의 관심을 환기하는 ‘이동 노동자 신앙생활’ 실태를 알아보는 관련 설문조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